엔젠바이오, NGS 기술로 유전성유방암·난소암 조기 진단
한미약품, 면역항암신약 임상서 관리 가능한 안전성 보여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국내 암 환자수가 늘면서 시장 성장성이 높아지자 제약바이오업체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1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유방암 환자는 2016년(12만1992명), 2017년(18만6855명), 2018년(20만5394명), 2019년(22만2014명), 지난해(23만3998명)으로 20만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했다.   

엔젠바이오는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기술로 유방암 등 암 조기진단에 나섰다. 한미약품은 랩트사·머크앤드컴퍼니사와 함께 면역항암신약을 개발 중이다.

◆엔젠바이오, DNA 염기서열 데이터로 질병원인 분석

차세대염기서열분석기술은 DNA 염기서열 데이터를 대량 생산해 생물정보학 알고리즘으로 질병의 원인을 분석하는 기술이다. 한 번의 검사로 여러 질병과 관련된 유전자의 돌연변이 유무를 진단한다. 사진=픽사베이
차세대염기서열분석기술은 DNA 염기서열 데이터를 대량 생산해 생물정보학 알고리즘으로 질병의 원인을 분석하는 기술이다. 한 번의 검사로 여러 질병과 관련된 유전자의 돌연변이 유무를 진단한다. 사진=픽사베이

엔젠바이오는 2017년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첫 번째 NGS 제품 허가를 받았다. 이어 지난 8월 서울성모병원과 함께 개발한 후속 버전의 식약처 허가도 마쳤다. 15일 엔젠바이오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NGS 제품은 NGS검사를 할 수 있는 기관으로 승인 받은 곳에서, 보험수가를 적용해 유전성 질환과 암 진단에 사용된다. 

차세대염기서열분석기술은 DNA 염기서열 데이터를 대량 생산해 생물정보학 알고리즘으로 질병의 원인을 분석하는 기술이다. 한 번의 검사로 여러 질병과 관련된 유전자의 돌연변이 유무를 진단한다. 

김명신 서울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정밀의료란 환자 개개인의 유전정보 등을 토대로 환자 특성에 따른 맞춤형 의료를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라며 “현재 정밀의료가 가장 활발히 적용되는 영역이 NGS 정밀진단을 기반으로 한 암 치료분야”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대표적인 사례로 NGS 진단에 의한 유방암·난소암 맞춤형 치료를 들 수 있다”며 “의료진은 NGS 검사를 통해 유전성유방암과 난소암 환자의 암 발병 원인 유전자 변이를 확인해 암을 조기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정밀진단이 치료방향 결정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NGS 진단 적용에 대해 “NGS 기술은 유방암, 비소세포폐암 등 고형암뿐만 아니라 백혈병 등 혈액암 치료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특히 혈액암 환자에 NGS 정밀 진단을 진행하면 특정 환자의 종양이 나타나는 유전자 변이를 진단하고, 해당 변이에 효과가 우수한 항암제를 처방해 치료 반응률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암 환자수가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NGS 검사 도입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NGS시장은 연 평균 20.5% 성장세를 보인다. 2024년에는 시장규모가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NGS 보험수가적용이 시작된 2017년에 약 3000명의 환자가 NGS 기반 유전자 패널 검사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한 해 동안 약 2만5000명의 환자가 검사를 받아 국내에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한미약품 “파트너사와 협력해 빠른 시일 내 상용화할 것” 

한미약품이 미국 랩트사·머크앤드컴퍼니사와 협업해 개발 중인 면역항암신약 'FLX475'는 세포의 종양 내 이동에 관여하는 CCR4 단백질의 역할을 감소시키는 경구용 면역항암제다. 사진=한미약품 제공
한미약품이 미국 랩트사·머크앤드컴퍼니사와 협업해 개발 중인 면역항암신약 'FLX475'는 세포의 종양 내 이동에 관여하는 CCR4 단백질의 역할을 감소시키는 경구용 면역항암제다. 사진=한미약품 제공

지난 달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2021 면역항암학회’에서는 한미약품이 미국 랩트사·머크앤드컴퍼니사와 협업해 개발 중인 면역항암신약 ‘FLX475’의 임상 진행 상황이 발표됐다. 발표된 임상은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암 환자에게 FLX475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을 함께 투여해 안전성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이 임상에서는 FLX475 100㎎을 매일 1회, 키트루다 200㎎을 3주마다 투여했다. 임상에 참여한 모든 환자가 현재까지 관리가능한 안전성을 보여줬고, 부작용에 따른 복용 중단 사례도 없었다.

FLX475는 세포의 종양 내 이동에 관여하는 CCR4 단백질의 역할을 감소시키는 경구용 면역항암제다. 2019년 한미약품이 미국 바이오기업 랩트사로부터 도입했다. 머크앤드컴퍼니는 한미약품과 FLX475 임상 협력 계약을 체결했으며, 랩트는 FLX475 단독요법과 키트루다 병용요법 임상시험을 미국·호주·대만 등 33개 기관에서 진행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CCR4 면역항암제 임상사례가 해외 학회에서 소개돼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임상2상을 토대로 랩트 및 머크 등 파트너사들과 긴밀히 협력해 빠른 시일 내에 상용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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