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제약, 항우울제·항불안제·항조현병제 시장 진출 본격화
유한양행, 성균관대학교·아임뉴런과 중추신경계 연구소 설립
SK바이오팜, 독자 개발 뇌전증 치료제 독일·영국 등 공략 나서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최근 몇 년간 신경정신과 관련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면서 제약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2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울증으로 내원한 환자 수는 ▲2016년 64만3102명 ▲2017년 68만169명 ▲2018년 75만1930명 ▲2019년 79만6363명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에는 80만명이 넘는 83만7808명이 이 질환으로 병원을 찾았다.

노화에 따라 발병률이 증가하는 대표적인 신경계 질환인 뇌전증의 경우, 전 세계가 인구 고령화로 들어서면서 시장규모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조사전문기관 데이터모니터에 따르면 전 세계 뇌전증 환자 수는 2018년 5400만명에서 지난해 5500만명으로 늘었다. 2024년에는 570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83만7808명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83만7808명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삼일제약, 중추신경계 사업부 신설
삼일제약은 비아트리스 코리아와 협업으로 중추신경계(CNS)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삼일제약은 지난 1일 비아트리스 코리아와 3개 정신과 품목의 유통·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삼일제약은 ▲항우울제 ‘졸로푸트’(설트랄린염산염) ▲항불안제 ‘자낙스’(알프라졸람) ▲항조현병제 ‘젤독스’(지프라시돈염산염)의 국내유통을 맡는다.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이 약품군의 시장규모는 연간 130억원이다.

삼일제약은 중추신경계분야 사업 확장을 위해 기존 신경과 팀에 정신과 계열 제품 영업을 위한 인원을 충원해 중추신경계 사업부를 신설했다. 이번 사업부 신설로 신경과뿐 아니라 정신과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다양한 제품 도입과 개발로 중추신경계 질환으로 고통 받는 환자가 더 나은 치료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지난 10일 성균관대학교·아임뉴런바이오사이언스와 중추신경계 연구센터 건설에 착수했다. 이 연구센터에는 뇌과학 연구를 위한 시설과 실험동물센터 등이 들어선다. 유한양행 바이오신약 연구소도 이 곳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이 센터의 총 대지면적은 11,074㎡로 지상 8층, 지하 3층 규모다. 유한양행은 2024년 6월 완공을 목표로 한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중추신경계 연구센터는 뇌질환 연구개발 생태계 조성과 효율적인 산학융합 플랫폼 구축을 위한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센터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 로열티·매출실적 연계 수익 확보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는 SK바이오팜이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까지 독자 개발한 성인 대상 부분 발작 치료제다. 사진=픽사베이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는 SK바이오팜이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까지 독자 개발한 성인 대상 부분 발작 치료제다. 사진=픽사베이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 해외 수출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영국 국립보건임상평가연구소(NICE)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세노바메이트’ 사용을 권고했다. 이 기구는 영국정부 산하 보건정책 담당기관이다. 세노바메이트에 대한 영국 국립보건임상평가연구소의 지침은 잉글랜드·웨일스·북아일랜드에서 적용된다. 세노바메이트는 SK바이오팜이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까지 독자 개발한 성인 대상 부분 발작 치료제다. 

세노바메이트는 지난 3월 말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의 판매승인도 획득했다. 지난 6월 ‘온투즈리’라는 제품명으로 독일에서 정식 출시됐다. ‘온투즈리’의 유럽 판매가 확대되면 SK바이오팜은 파트너사인 안젤리니파마로부터 판매 로열티·매출 실적과 연계된 수익을 확보한다. 글로벌 리서치 기업인 디시전리소스 그룹에 따르면 현재 독일의 뇌전증 환자는 약 40만명에 이른다. 

SK바이오팜이 파트너사 ‘재즈 파마슈티컬스’에 기술 수출한 과다졸림증치료제 ‘수노시’는 지난 5월 캐나다 보건당국으로부터 판매허가를 획득했다. 수노시는 기면증·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주간과다졸림증을 겪는 성인 환자의 각성 상태를 개선하는 치료제이다.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캐나다에서 기면증을 호소하는 환자는 약 1만5000명이다. 또 전체 인구의 약 6.4%가 수면무호흡증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현재 세노바메이트의 아시아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라며 “세노바메이트의 적용가능 증상 확대를 위해 성인 전신발작과 소아 부분발작 질환을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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