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증으로 진료 받은 환자 5년새 2만명 증가
건강보험 적용되면 약값의 30% 정도 환자 부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탈모증으로 진료를 받은 탈모환자 중 20~39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었다. 사진=픽사베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탈모증으로 진료를 받은 탈모환자 중 20~39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었다. 사진=픽사베이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최근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탈모치료제를 건강보험에 적용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1000만 탈모인의 관심이 뜨겁다. 탈모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들도 소비자 반응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1000만 탈모인의 희망” 반응 뜨거워

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탈모증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2016년 21만2916명에서 지난해 23만4780명으로 5년새 2만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성별로는 남성이 11만7924명에서 13만4123명, 여성은 9만4992명에서 10만657명으로 각각 늘었다. 탈모를 호소하는 젊은층도 적지 않다. 지난해 탈모환자 중 20~39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40.7%에 달했다.

대한탈모치료학회와 관련업계는 탈모약 복용이나 탈모샴푸 사용 등 의료기관을 찾지 않은 잠재적 환자를 포함하면 국내 탈모 인구가 1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후보의 ‘탈모공약’에 대한 누리꾼 반응은 뜨겁다. 탈모 커뮤니티에는 “1000만 탈모인의 희망이다”, “역대 최고 공약이다” 같은 댓글들이 달렸다.  

특히 2030세대 사이에 호응이 좋다. 2030세대가 즐겨 이용하는 ‘탈모 갤러리’를 중심으로 ‘이재명을 뽑지 않고 심는다’는 ‘밈’(인터넷으로 전파되는 화젯거리)이 빠른 확산세를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탈모를 호소하는 젊은세대가 늘었다”며 “탈모는 머리가 다 빠진 후 관리하면 소용이 없다. 머리카락이 얇아지는 등 조짐이 보일 때부터 관리를 해야 한다. 외모에 민감한 젊은층이 탈모에 관심을 보이고 더 좋은 제품을 찾는 건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환자 부담 크게 줄어 시장 급성장 할 것

현재 지루성 피부염 등 병적 탈모는 건강보험 대상이나, 노화나 유전 등으로 인한 탈모는 ‘미용’에 속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보통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약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약값의 30% 정도를 환자가 부담한다. 시중에 판매되는 탈모약 가격은 3개월 복용 기준 15만~30만원대다. 한달에 최대 10만원을 탈모약 구입에 쓰는데,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이 금액이 3만원으로 떨어진다.

업계는 건강보험적용이 현실화되면 환자 부담이 크게 줄어 관련 시장이 급성장 할 것으로 내다본다. 업계 관계자는 “탈모치료제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소비자가 저렴하게 약을 구입할 수 있어 잠재적 소비자 유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약품 판매가 늘면 당연히 제약업계도 탈모치료제와 더불어 샴푸와 영양제 등 시장 공략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탈모제품 판매업체들은 일찍이 젊은층 공략에 나섰다. 탈모샴푸를 판매하고 있는 TS샴푸는 브랜드 모델로 지난 4월 가수 지드래곤(GD)을 발탁했다. 지난 6월 유튜브에 공개한 지드래곤의 TS샴푸 광고 영상은 현재 누적 조회수 200만회를 넘었다. 현대약품은 지난해 9월 대표 탈모치료제 ‘마이녹실’의 모델로 배우 성훈을 선정했다. 현대약품 관계자는 “건강미와 연기력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성훈을 통해 젊은 층에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재명 후보의 공약 실현을 떠나서 이 후보 발언 이후 탈모 관련 제품과 업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