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IPO로 실탄 마련… 생산능력 확대 투자 계획 발표
권 부회장 "수주잔고 CATL보다 앞서" 경쟁력 우위 강조
'CATL' 앞마당까지 위협, 네트워크 기반 중국 진출 선언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이 새해를 맞아 어금니를 물었다.
중국 CATL을 넘어 세계 최고의 배터리업체로 직진하겠다는 의지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의 사령탑으로 투입된 권 부회장의 '야망의 시간'이 시작됐다.
◆ 권 부회장, IPO 앞두고 강한 자신감
권 부회장은 지난 10일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배터리 시장경쟁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의 자신감의 원천은 이달 말 상장을 앞둔 회사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초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 절차를 시작해 오는 27일 상장을 앞두고 있다. 공모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LG에너지솔루션과 모회사인 LG화학은 최대 12조7500억원의 투자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
공격적인 투자를 위한 실탄을 두둑이 확보하는 셈이다. 권 부회장은 앞으로 미국·유럽 지역의 수주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1위인 중국 CATL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인 목표도 세웠다.
그는 IPO를 통해 마련한 자금을 ▲한국을 비롯한 해외 생산기지 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 ▲차세대 전지 기술 연구·개발(R&D) ▲신규사업을 통한 미래 선도 ▲품질·안전성 강화 ▲차별화된 수익성 확보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권 부회장은 우선 국내 생산기지인 오창공장과 북미·유럽·중국 등 해외 공장의 생산능력을 키워 주요 고객사의 수요에 대응하고, 대량생산을 위한 공급망을 구축해 세계 배터리 시장을 지배하겠다는 구상이다.
그가 밝힌 목표에 따르면 향후 3년간 글로벌 배터리 생산기지 증설을 위해 약 9조원을 투자한다. 이렇게되면 현재 연간 155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생산능력은 2025년까지 400GWh 이상으로 확대된다.

◆ 머릿속엔 온통 'CATL', 중국진출 계획도 언급
특히 권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1위인 CATL을 여러 차례 언급하는 등 향후 시장 경쟁에서 충분히 앞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CATL이 성장할 수 있던 배경으로 자국 배터리를 선호하는 중국 자동차업체를 들었다.
그는 “CATL이 글로벌기업이 되기 위해 미국 쪽 고객을 확보해야 하는데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의 수주잔고는 CATL보다 앞서 미래 시장 점유율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한 중국산 제품의 성능과 품질을 거론하면서 CATL을 견제하는 모습도 보였다. 권 부회장은 중국 내 완성차업체들과 구축한 네트워크를 토대로 CATL의 텃밭인 중국시장 진출 계획도 언급했다.
그는 “올해부터 중국 업체 1곳과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과거 좋은 관계를 맺었던 경험을 살려 중국에도 배터리를 팔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간 배터리업계에서는 중국시장은 불모지로 여겨졌다.
중국 완성차업계는 정부의 배터리 보조금 정책으로 자국산 배터리를 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내년부터 자국 배터리에 대한 보조금 정책 폐지를 결정하면서 중국 시장의 문이 조금씩 열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시장이 열리면 CATL의 경쟁력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만큼 LG에너지솔루션의 점유율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권 부회장은 중국 업체가 주도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사업 진출 의사도 피력했다. 이를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적용하고, 차량용 배터리로 활용할 게획임을 밝혔다.
아울러 권 부회장은 “총체적인 노력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수율에 도달하겠다”며 “완벽한 품질과 차별화된 수익성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은 LG에너지솔루션이 20.5%로 2위다. 1위 CATL(31.8%)과 격차는 11.3%포인트다. 업계도 LG에너지솔루션의 IPO 이후 행보에 주목한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권 부회장은 2012년 LG에너지솔루션 전신인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을 맡은 만큼 전략 수립에 탁월한 역량을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며 "그의 배터리사업 추진 전략이 이번 간담회에서 구체화됨에 따라 회사 상장 절차가 마무리되면 공격적인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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