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3대 지수 3~4주 연속 하락 이어가
다우·S&P500은 4~5%, 나스닥은 7.55% 급락해
전문가들, 시장 급락 이어질 가능성 잇따라 제기
국내 전문가들 "지켜보며 신중하게 대응 나서야"

올해 들어 뉴욕증시가 조정세를 이어가면서 미국에서 증권시장에 대해 비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일각에서는 나스닥이 올해 20% 넘게 하락할 것이라는 추정도 제기된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올해 들어 뉴욕증시가 조정세를 이어가면서 미국에서 증권시장에 대해 비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일각에서는 나스닥이 올해 20% 넘게 하락할 것이라는 추정도 제기된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유호석 기자] 미국에서 증권시장에 대해 비관론이 잇따라 나온다.

25~26일(현지시간)로 예정된 올해 첫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뉴욕증시는 연일 내림세다. 조기 금리인상, 긴축 가능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 현지에서는 올해 나스닥이 20~30%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전문가들도 당분간 시장을 지켜보며 신중한 대응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24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월 들어 3주 연속 하락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4주 연속이다. 특히 지난주 다우지수는 4.58%, S&P500지수는 5.68% 떨어졌다. 나스닥지수는 7.55% 급락했다.

최근 시장의 하락 요인으로 지목되는 건 한두가지가 아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국제유가 급등, 1월 FOMC를 앞두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통화정책에 대한 불안감, 이에 따른 미국채 10년물 금등,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연준의 조기 긴축 행보에 대한 동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른 경제성장 둔화 우려, 4분기 실적 시즌을 맞아 기대감 저하 등이다.

다양한 악재로 인해 한동안 시장이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미 재무부의 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TARP) 담당 디렉터였던 샐릴 메타는 “S&P500지수가 올해 들어 8% 하락했는데, 하락률이 10~14%로 더 커질 확률은 31%이며, 하락률이 30%까지 커질 확률은 약 20%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랠프 아캄포라 알타이라캐피털파트너스 대표도 최근 CNBC, 마켓워치 등을 통해  증시가 15~20% 가량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신중한 모습을 취할 것을 주문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1월 증시의 위험회피 현상 확대에는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자리잡고 있다”며 “현재 대기중인 1월 FOMC가 현 증시가 추가 조정으로 이어질지, 반등의 씨앗이 될지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문 연구원은 “FOMC 전까지는 쏟아지는 자극적 멘트에 현혹돼 경거망동하기보다는 심사숙고해야한다”면서도 “올해 상반기는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본격화된다는 점에서 전년과 달리 조정폭이 큰 변동성이 잦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1월 FOMC의 포인트는 ▲테이퍼링 조기 종료 ▲금리인상 시점 제시 ▲올해 금리인상 횟수 변경 등이다. 시장은 연준이 FOMC에서 3월 금리인상 시점에 대해 명확한 가이던스(전망)를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 경우 자연스럽게 양적긴축 시점도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월 FOMC를 지나면서 극도의 위험 회피 심리가 완화될 전망”이라면서도 “대신 유가가 주요 변수로 부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FOMC가 끝나면 극도로 증폭된 위험 회피 심리가 다소 완화될 가능성은 있다. 대신 다른 이슈들이 부각될 수 있어 안심하기는 이르다.

현재 미국 시장이 흔들리는 것에는 높았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후퇴한 점도 있다. 연초 이후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를 시작으로 신규고용지수, 소매판매, 산업생산, 소비자심리지수까지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등 경제지표 둔화가 뚜렷했다. 높았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면서 안전자산으로의 이동이 일어난 것이다.

낙폭과대 인식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지만, 여전히 시장 하락이 어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단기 반등이 나오더라도 한동안 지켜보고 대응하는게 낫다는 조언이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하락이 하락을 부르는 흐름은 조금 더 이어질 전망”이라며 “3월 FOMC에서 기준금리 50베이시스포인트 인상이나 상반기 내 기준금리 75베이시스포인트 인상, 또는 예상보다 빠르고 이른 대차대조표 축소 예고 등과 같은 연준의 추가 긴축 전망이 가격에 충분히 반영되어 있지 않아서, 주식시장이 최근에 많이 하락했지만 여전히 위험한 위치에 있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확인해야할 점은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와 인플레이션”이라며 “물가와 임금이 안정되지 않는다면 시장 변동성이 높아지고 경기가 둔화되더라도 연준의 긴축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주 FOMC에서 연준 통화정책 기조를 확인하고, 다음주 금요일에 발표될 1월 고용상황 보고서에서 임금 상승 압력을 확인하고 움직여도 늦지 않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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