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숏리스트 구성원 확정
외부 이원덕, 내부는 박화재 무게감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우리은행이 이르면 다음주 초 차기 은행장 후보 1인을 확정할 예정인 가운데, 금융권에서는 한일은행 출신의 이원덕 우리금융그룹 수석부사장과 상업은행 출신의 박화재 우리은행 여신지원그룹 집행부행장의 박빙 승부를 예상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는 지난달 28일 이원덕 우리금융 수석부사장과 박화재 우리은행 여신지원그룹 집행부행장, 전상욱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보 3명이 포함된 숏리스트를 확정했다. 애초 3연임을 유력해 보였던 권광석 현 우리은행장은 현재 숏리스트에서 제외된 상태다.
금융권 내부에서는 차기 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후보자들의 출신은행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우리은행은 1998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해 생겨난 한빛은행이 2002년 지금의 상호로 변경한 것이 시초다. 사실상 현시점에도 상업은행 출신과 한일은행 출신 임원이 번갈아 가며 은행장직을 수행해 왔다.
오는 3월 임기를 마치는 권 행장이 상업은행 출신이므로, 정해진 불문율에 따라 한일은행 출신인 바통을 이어받을 차례다. 애초 금융권 내부에서 한일은행 출신의 이원덕 부사장을 유력한 차기 행장으로 지목해 온 이유다. 이 부사장이 차기 행장에 임명되면 14년 만에 한일은행 출신이 우리금융 회장과 행장직에 오르는 ‘투톱’ 체제가 재현된다.
1962년생인 이 수석부사장은 우리은행 미래전략단장, 경영기획그룹장, 우리금융지주 전략부문 부사장을 역임했고 2020년 12월부터 지주 업무를 총괄하는 수석부사장을 맡고 있다. 더욱이 이 부사장은 손태승 회장과 함께 우리금융의 유일한 사내이사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수석부사장은 손 회장과 오랜 기간 합을 맞춰오면서 중요한 일들을 논의해온 측근으로도 알려졌다.
반면, 일각에서는 손 회장과 이 부사장이 모두 한일은행 출신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상업은행 출신인 박화재 부행장을 차기 은행장 후보로 부상하는 이유다.
박 부행장은 권 행장과 같은 상업은행 출신임과 동시에 손 회장과는 같은 광주 출신이기도 하다. 대선 이전에 차기 은행장 선임 작업을 서두르는 우리은행의 행보를 볼 때, 현 정부의 지역색이 영향을 줄 것이라는 가능성을 배제하기도 어렵다. 박 부행장은 1961년생으로 우리은행 주택금융사업단 부장, 경기남부영업본부장, 서초영업본부장, 업무지원그룹장, 여신지원그룹 부행장보 등을 역임한 여신 분야 전문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완전민영화 이후 첫 은행장인 만큼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금융 이사회는 이달 7~8일쯤 자추위를 열고 차기 행장 최종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