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의 지난달 만기 6개월 미만 단기 정기예금 신규 가입 규모는 5조4648억원으로 나타났다. 사진=서울와이어 DB
 4대 은행의 지난달 만기 6개월 미만 단기 정기예금 신규 가입 규모는 5조4648억원으로 나타났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기준금리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커지고 주식·부동산 등 자산시장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은행으로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 상승기 초반에는 예금 만기를 짧게 가져가는게 유리한 만큼, 단기 정기예금 상품에 수요가 몰리는 모양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4대 은행의 지난달 만기 6개월 미만 단기 정기예금 신규 가입 규모가 5조4648억원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하기 전인 지난해 7월 3조1849억원보다 2조2799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저금리 시대를 오랜기간 유지하면서 쌓아올린 자산시장의 유동성이 금리 인상 전환기를 맞아 다시 은행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주식·부동산 등 자산시장 조정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소비자들이 은행의 예·적금 상품으로 눈길을 돌린 것이다.

새로 돈을 넣으면 받을 수 있는 예금이자는 2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이 새롭게 취급한 저축성 수신금리(가중평균)는 1.70%로 3개월 사이 0.5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해 8월 이후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0.50%→1.25%)했다. 이에 발맞춰 은행들은 우대금리를 확대하는 등 예금시장으로 돈을 이끌고 있다.

최근 국내 주요 5대 은행은 모두 예·적금 금리를 인상했다. 지방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도 수신 금리인상에 동참하고 있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에도 여전히 은행 예·적금 금리는 대부분 연 2%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수익률이 낮기 때문에 잠시 단기 예금 상품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날 뿐, 은행에 오래 돈을 묶어두는 투자자들은 많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식과 코인, 부동산 등 자산시장의 조정기간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들이 원금을 지켜주는 은행에 돈을 예치해두고 투자시점과 투자처를 관망하기 시작했다"며 "만기 3개월 정도의 단기 예금 상품에 대한 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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