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임금 전년 대비 5.7%↑
인플레이션 고착화 우려 커져
세계 주요국 4월까지 인상할 듯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미국의 근로자 임금이 가파르게 오르는 가운데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7차례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은 최근 40년 만에 최고치인 7%대의 물가상승률을 기록 중인 상황으로, 임금 급등세가 인플레이션을 고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지난 4일 미 노동부는 1월 고용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미국의 시간당 평균 임금이 전년 동월보다 5.7%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 두 달을 제외하면 지난 2007년 3월 이후 15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연준의 통화정책 변경 확률을 추산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올해 7회에 걸쳐 금리가 인상될 확률은 18%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연준이 올해 남은 7차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매번 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도 늘고 있다.
이선 해리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경제연구소장은 이날, 내년까지 11번 금리가 인상할 것이란 전망과 관련해 "급진적인 예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다.
해리스 소장은 "광범위한 물가 상승이 임금으로 전이됐다면 (연준은) 이미 늦은 것"이라고 지적하며 "내가 연준 의장이라면 작년 가을 초에 금리를 올렸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초부터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앞장서 경고했던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도 지난 4일 블룸버그TV에 출연해 투자자들에게 연 7회 금리인상 가능성은 물론 한 번에 0.25%포인트 이상의 인상폭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 '연 4회 금리인상'을 예견했었지만 물가 상승과 가팔라진 임금 상승폭 등을 이유로 전망치를 수정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세계 주요국이 적어도 4월까지 양적완화를 중단하고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이같은 추세면 올해 말이면 세계 평균 기준금리가 2%가량으로 올라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 연준은 3월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했고, 영국 중앙은행은 이달 초 기준금리를 0.25%에서 0.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캐나다는 내달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올 하반기 금리 인상에 돌입할 전망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금리 인상에 나선 신흥국들은 올해도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브라질은 지난주 기준금리를 1.5%포인트나 올렸고 체코도 지난주 기준금리를 4.5%까지 올려 유럽연합(EU) 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러시아, 폴란드, 멕시코, 페루 등도 이번 주 금리 인상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