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국 신설에 전국총경회의 개최 주도로 '눈 밖'
한동훈 법무장관과 닮은꼴… 조국 일가 수사로 좌천

23일 오후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전국 경찰서장 회의가 끝나고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총경)이 회의 결과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23일 오후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전국 경찰서장 회의가 끝나고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총경)이 회의 결과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와이어 최석범 기자] 전국총경회의 개최로 대기발령 조치를 받은 류삼영 울산중부경찰청장이 한동훈 법무장관과 '닮은꼴'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정권의 심기를 건드려 인사보복을 당하고, 전국민의 관심을 받은 게 유사하다.

경찰청은 지난 24일 류 서장을 울산경찰청 공공안전부 경무기획정보화장비과로 대기근무 조치했다. 구체적인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에 관해 논의한 전국총경회의 개최를 주도한 게 이유로 거론된다.

지난 23일 전국총경회의가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개최됐는데, 이 회의는 류 전 서장이 처음 제안했다. 회의는 전국 총경 600여명 중 3분의 1 가량인 189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한 가운데, 경찰국 신설 문제를 논의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그동안 류 전 서장은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에 관해 절차상, 시기상으로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는 22일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경찰국 신설에 관한 법령 개정과 관련해 제대로된 의견 수렴없이 없었고, 경찰청장이 없는 상태에서 이뤄진 게 문제라며 논의가 중지되고 숙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는 25일 오찬을 하면서 회의결과를 들려달라고 했지만, 회의 전날 해산하라는 직무명령이 내려왔고 회의를 마친 당일 오후 대기발령 조치가 떨어졌다. 

류 전 서장의 행보는 한 법무장관의 행보과 닮은 듯한 궤적을 그리고 있다. 한 법무장관은 문재인 정권의 실세로 꼽히는 조국 전 장관의 일가를 수사해 정권의 눈 밖에 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법무장관은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을 맡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의 비리 수사를 이끌었는데, 이후 연달아 좌천됐다. 한 법무장관은 당시 조 전 장관의 딸 조민씨의 입시비리와 관련해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씨를 사문서 위조 등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작년 2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좌천인사가 조국수사의 보복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 수사에 관여하지 않았어도 이런 일들이 있었을까. 그것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건은 한 법무장관에 날개를 달아줬다. 수사 과정에서 한 법무장관(당시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의 이름이 언론에 올랐고, 존재감을 키웠다.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번개치듯 법무장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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