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자발적 의무 보유 확약 공시
관리종목 리스크, 커머스 사업으로 활로
신규 파이프라인 늘려 중장기 기대감 ↑

신라젠이 2년5개월만에 주식시장에 돌아왔다. 당장은 축포를 터트렸으나, 수익 기반 창출과 시장 신뢰회복이라는 숙제가 남아 있다. 중장기적으로 주가 상승의 촉매가 될 수 있는 항암제 임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사진=신라젠 홈페이지
신라젠이 2년5개월만에 주식시장에 돌아왔다. 당장은 축포를 터트렸으나, 수익 기반 창출과 시장 신뢰회복이라는 숙제가 남아 있다. 중장기적으로 주가 상승의 촉매가 될 수 있는 항암제 임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사진=신라젠 홈페이지

[서울와이어 유호석 기자] 신라젠이 2년5개월만에 주식시장에 돌아왔다. 당장은 축포를 터트렸으나, 수익 기반 창출과 시장 신뢰회복이라는 숙제가 남아 있다. 중장기적으로 주가 상승의 촉매가 될 수 있는 항암제 임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13일 신라젠은 장중 시초가 대비 2470원(29.47%) 오른 1만850원을 기록했다. 시초가는 직전 거래일(2020년 5월4일, 1만2100원)대비 30.74% 낮은 가격인 8380원에 형성됐으나, 장중 상한가 축포를 터트리며 ‘화려한 귀환’에 성공했다.

신라젠은 2006년 설립된 항암제 개발 기업이다. 항암 바이러스 펙사벡(JX-594)을 기반으로 여러 암에 대한 치료법을 찾고 있다. 간암(HCC), Renal Cell Carcinoma(RCC), 대장암(colorectal cancer), 고형암에 대해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2위까지 오르는 등 바이오 열풍을 이끌었다. 이 회사는 2016년 12월6일 1만3500원(시초가)으로 거래를 시작해 이듬해 장중 15만2300원까지 올랐다. 당시 시총은 10조원대에 달했다. 열풍은 짧았다. 2019년 미국에서 진행 중이던 임상에서 중단 권고를 받으며 주가가 추락했다. 새로운 활로를 찾던 와중 경영진의 배임·횡령까지 불거졌고 결국 2년5개월간 거래가 정지됐다.

현 시점에서 신라젠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수익을 확보해야한다. 우선 최대주주인 엠투엔과 뉴신라젠투자조합1호는 이날 보유 주식에 대한 자발적 의무 보유 확약을 공시했다.

엠투엔은 1875만주를 2025년 10월12일까지 의무 보유한다. 뉴신라젠투자조합1호는 기한을 나눠 의무 보유하기로 했다. 오는 11월12일(250만주), 오는 12월12일(375만주), 내년 1월12일(375만주), 내년 2월12일(250만주) 등 기한을 나눠 의무 보유하기로 했다.

추가로 서홍민 엠투엔 대표이사와 계열사인 리드코프는 보유하고 있는 엠투엔 주식 각각 487만9408주, 167만6814주에 대한 보호 예수 기간을 2025년 10월12일까지로 설정했다.

두번째는 수익이다. 펙사벡을 이용한 항암제 신약후보물질은 ‘개발중’이다. 라이선스 및 마일스톤 수익이 언제쯤 발생할지 알기 어렵다.

문제는 당장 올해부터 별도기준 연매출 30억원을 만들어야 한다. 기술특례로 증권시장에 입성했기 때문에 상장 5년 이후부터 분기 매출액 3억원, 반기 매출액 7억원을 충족하지 못하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한다. 연 매출이 30억원 아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2년 연속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된다.

이 회사는 이 같은 요건 해소를 위해 지난해 말부터 커머스 사업을 시작했다. 오픈마켓 등 온라인과 홈쇼핑 등을 통해 생활용품과 건강기능식품, 헬스케어기기 등을 판매 중이다.

사측에 따르면 올 2분기 기타사업부문에서 16억6800만원의 상품매출을 올렸다. 3, 4분기에도 비슷한 매출을 올릴 경우 관리종목 지정 사유는 피해갈 수 있을 전망이다.

본업인 항암제 임상 파이프라인(연구·개발 중인 신약 프로젝트)은 일단 지켜볼 일이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이 회사의 파이프라인은 신장암, 흑색종, 연육종·유방암, 전립선암 등 4개다. 모두 펙사벡 기반이라는 단점도 있다. 회사는 이후 신규물질 도입 등을 통해 파이프라인도 확대했다.

신라젠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제약사 리제네론과 공동으로 신장암 대상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올해 말까지 임상을 완료하여 내년 그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임상 결과에 따라 펙사벡과 면역관문억제제의 병용효과를 직접적으로 확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측은 이를 토대로 리제네론과 라이선스 아웃(L/O)에 대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단일 약물 의존이라는 리스크에서도 벗어났다. 신라젠은 올 9월 스위스 제약기업 바실리아와 항암제 후보물질 ‘BAL0891’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는 신규 항암제 후보물질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상 진입을 허가받았으며, 전이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연내 미국 현지에서 임상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항암바이러스 플랫폼 SJ-600도 관심이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과 전임상을 진행했으며 우수한 결과를 바탕으로 예정된 기간보다 조기에 완료했다. 신라젠은 결과에 대한 논문을 공신력을 인정받는 세계적인 학술지에 제출하고, 이르면 연내에 국내외로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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