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회 지휘 못하겠다" 우크라 마에스트로 자택서 러시아군에 피살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러시아가 점령 중인 남부 헤르손 지역에서 개최한 음악회에 참여하기를 거부한 우크라이나 지휘자가 자택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문화부는 지휘자 유리 케르파텐코가 러시아 군인이 쏜 총에 맞아 자택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당국은 헤르손 지역의 평화적인 삶을 보여주기 위해 콘서트를 기획했다. 지난 1일 열린 이 음악회에는 케르파텐코가 수석 지휘자를 맡고있는 길레야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출연할 예정이었으나 카르파텐코는 참가를 거부했다.

케르파텐코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헤르손에서 평화로운 삶의 개선을 보여주기 위해 점령자들이 의도한 콘서트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케르파텐코는 지난 5월까지 페이스북 등을 통해 러시아에 대한 반감을 지속적으로 표출해왔다. 그의 가족들은 지난달부터 케르파텐코가 연락이 끊겼다고 전했다.

케르파텐코의 사망을 두고 각국 예술가들이 러시아를 비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작가 올렉산드르 미케드 역시 “러시아는 점령지에서 소련을 재건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소설가인 빅토리아 아멜리나 역시 “러시아 정권이 활동가, 기자, 예술가, 지역사회 지도자 등 러시아의 점령에 저항할 준비가 된 사람들을 사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죽음과 펭귄’ 저자인 안드레이 쿠르코프는 “이제 케르파텐코의 이름이 우크라이나에서 살해된 예술가 목록에 추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