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지난 10월 12일의  장거리 순항미사일   발사 장면 (사진 연합뉴스 제공)
북한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지난 10월 12일의  장거리 순항미사일   발사 장면 (사진 연합뉴스 제공)

[서울와이어 김종현 기자]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한미동맹과 북한의 대치가 벼랑끝으로 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가장 끔찍한 대가"를 예고했고, 한미동맹은 "김정은 정권의  종말"을 언급하고 나섰다.

한국의 이종섭  국방장관과  미국의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3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SCM)을  마친뒤  공동성명을 통해 "오스틴 장관은 미국이나 동맹국,  그리고 우방국들에 대한 전술핵을 포함한 어떤한 핵공격도 용납할 수 없으며 이는 김정은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라고 밝혔다.

'북한이 핵공격을 할 경우'라는  전제를  달아 '김정은 정권이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의 되풀이지만 북한이 연일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는 민감한 상황이어서 북한이 강하게 반발할 수 있다.

한미동맹은 최근 일상화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7차  핵실험으로 가기 위한 정지작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이 현실화할 경우 한미동맹이 더  강력한 대응책을 강구할 것이라는  경고성 메시지이기도 하다.

북한은 이미 한미연합훈련을  빌미로 핵투발 수단의 고도화를  위해 단거리, 중거리, 장거리  미사일  시험을 가속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문재인 정권의 최대 치적인 '9.19 군사합의'는  사실상 휴지조각이 됐다.

미국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  한국에서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 북한의 도발은  강도를  더하고 있다.

북한의  말폭탄도 예사롭지 않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이어 북한군 2인자로 군사정책을 총괄하는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2일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을 격렬하게 비난하면서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박정천은 '비질런트 스톰'이 1990년대 초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할 때의 작전이었던 '데저트 스톰(사막의 폭풍)'을 본떴다면서 "철저히  우리 공화국을 겨냥한 침략적이고 도발적인 군사훈련"이라고 못박았다.  

북한의  최근 도발은 국제 안보환경의  급변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심화 속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과 중-러의 양극화와 대결구도가  확연해지자 북한으로서는 기대고 비빌 언덕이 생겼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무슨 짓을 해도 유엔안보리에서 러시아와 중국이라는 든든한 방패가 있기에  핵실험까지  나아가도  잃을 게 없다는  판단을  했을 수도 있다.  

결국 북한의 도발과 한미동맹의 응전이 격화하면서 한반도 정세가 한치 앞을 가늠하기 어려운 안갯속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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