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인프라·AIX·AI서비스 3대 영역 중심의 ‘SKT AI 피라미드’ 전략 공개

[서울와이어 서동민 기자] “2028년까지 매출 25조원 중 36%를 AI에서 만들어내겠다. 통신회사가 아닌 AI 컴퍼니가 되어 빅테크들과 경쟁하겠다.”
유영상 SKT 사장이 26일 서울 을지로 T타워 수펙스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를 중심으로 자체 경쟁력 강화와 전방위 협력을 통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SKT가 내세운 전략은 이른바 ‘AI 피라미드 전략’이다. 이는 AI 기술을 고도화하고 AI 서비스를 만들어 고객과 관계를 밀접하게 만드는 ‘자강(自强)’과 AI 얼라이언스 중심의 ‘협력(協力)’ 모델을 피라미드 형태로 단계별로 묶어낸 전략이다.
이 전략으로 유 사장은 AI 관련 투자 비중을 과거 5년(2019년~2023년) 12%에서 향후 5년간(2024년~2028년) 33%로 약 3배 확대하며, 2028년 매출 25조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기본 인프라가 튼튼해야…곡괭이와 청바지 팔겠다”
AI 피라미드는 3단계로 구분된다. 제일 하단의 ‘AI 인프라’ 영역은 SKT의 첨단 기술 역량이 집결된 영역으로, AI 데이터센터, AI 반도체, 멀티LLM 등이 해당된다. 유 사장은 “지금 AI 혁명은 서부 골드러시 시대”라며 “당시 돈을 번 회사들처럼 곡괭이와 청바지를 만들어 팔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SKT도 데이터센터 사업을 잘 영위하고 있고 사피온을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키우고 있어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SKT는 차별화된 에너지 솔루션과 AI 호스팅 사업을 기반으로 데이터센터의 글로벌 진출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 데이터센터 규모도 2030년까지 현재의 약 2배 수준으로 확대한다.
SKT가 설립한 AI반도체 전문기업인 사피온은 차세대 추론용 AI칩 ‘X330’을 올해 말 출시한다. 경쟁사의 최신 추론용 모델에 비해 연산 성능 약 2배, 전력 효율 1.3배 우수하다고 사측은 전했다. 또한 경쟁사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대안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업체와 협력을 진행해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SKT는 자사의 AI 기술 브랜드를 ‘에이닷엑스(A.X)’라고 확정하고 초거대언어모델 이름을 ‘에이닷엑스(A.X) LLM’으로 정했다.
■ 모바일 등 핵심 사업에 AI 접목…타 영역 진출 적극 타진
AI 피라미드 중간 영역에 해당하는 ‘AIX’는 모바일, 브로드밴드, 엔터프라이즈 등 SKT의 매출 80~90%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 전반에 AI 를 접목해 생산성과 고객 경험을 혁신하는 전략을 담았다.
먼저 SKT는 마케팅, 고객센터에 콘택트센터(AICC) 등 AI를 접목하고, 네트워크 인프라의 운영 효율을 높일 예정이다. 또 SK브로드밴드 Btv를 AI tv로 진화시킬 계획이다. AI tv는 거실에 앉아 있는 개인을 식별해서 개인화된 콘텐츠를 추천해준다. 엔터프라이즈 영역에서는 AI 솔루션에 멀티LLM를 결합하여 다양한 프로젝트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SKT는 UAM, 엑스칼리버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AI 혁신을 이어간다. ‘하늘을 나는 택시’ UAM은 2025년 말 상용화될 예정이며, 수의진단 ‘엑스칼리버’를 활용하는 동물병원은 조만간 1000여 개로 확장될 예정이다. 유 사장은 “조건만 맞다면 M&A 등을 통해 미디어, 애드테크 등 다른 영역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전했다.

■ ‘나만의 AI 개인비서’ 에이닷 정식 출시… 세계 시장 공략
피라미드 꼭대기의 ‘PAA(AI 개인비서, Personal AI Assistant) 영역은 AI 경쟁의 승부를 판가름짓는 곳이라고 유 사장은 설명했다.
SKT는 2022년 세계 최초로 선보인 한국어 LLM 서비스 ‘에이닷’을 1년여 만에 정식 출시한다.
또한 글로벌을 겨냥한 AI 개인비서를 개발해 전세계에 빠르게 확장시킬 계획이다. SKT는 지난 7월 도이치텔레콤, e&, 싱텔 등과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결성했으며 통신사 특화LLM과 인텔리전스 플랫폼(Intelligence Platform)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이들 통신사의 가입자는 전세계 45개국에 걸쳐 약 12억명에 이른다.
유 사장은 “3년 뒤에는 AI 개인비서를 2~3개씩 쓰는 사람들이 많아질 정도로 격전지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얼라이언스와의 협력과 에이닷의 성능이 결합된다면 SKT에게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SKT는 ‘자강과 협력 기반의 AI 피라미드 전략’을 중심으로 AI 컴퍼니 실행력을 가속화하고 AI 관련 리소스 투자도 지속 확대하여 명실상부한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할 것”이라며 “AI 컴퍼니를 향한 SKT의 진심과 자신감이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