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견조한 실적… 영업익 사상 최초 1조원 눈앞
마케팅·조직운영 전문가, 에너지 기업으로 변화 목표

정탁 대표이사 부회장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을 종합상사에서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정탁 대표이사 부회장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을 종합상사에서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서울와이어 천성윤 기자]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표이사 부회장은 종합상사 부문에서 삼성물산을 뛰어넘어 1위에 오른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순항을 진두지휘 하고있다. 올해 1월 대표이사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포스코 내부에서 두터운 신임을 받는다.

그가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지난해 전체를 넘어서는 등 가시적 성과를 보였다. 정 부회장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을 종합상사를 넘어 ‘글로벌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바꾸겠다는 포부다.

◆롯데 6조원 수주 ‘잭팟’… 영업이익 1조원 시대 눈앞

올해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가장 큰 사업 성과는 지난 1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에 동박원료를 10년간 공급하기로 결정한 일이다. 이는 60만t의 분량의 거대 수주다. 

동박원료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하이엔드 동박 생산을 하는데 필수적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 같은 공급에 따른 기대 매출이 약 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동박은 이차전지 음극재를 감싸는 두께 1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이하의 얇은 구리 박 이다. 음극재에서 전기 화학반응으로 발생하는 전자를 모으거나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수주는 정 부회장과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과의 긴밀한 교감에 의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발돋움 하려는 정 부회장과 스페인, 미국, 말레이시아 등에 신규 공장을 설립할 계획으로, 이차전지 부품 생산망을 늘리는 김 부회장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 

이에 포스코 인터내셔널은 4분기 실적 기대감을 갖게 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3분기 영업익 3117억원을 기록하며 1~3분기 누적 9천485억원을 기록했다. 주가도 올 들어 2.5배 이상 뛰었다.

4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유지한다면 사상 첫 영업이익 '1조원'을 해낼 전망이다. 

◆강한 카리스마로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업 변화에 박차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초 포스코에너지를 합병하며 포스코에 이은 두 번째 규모의 그룹 계열사로 떠올랐다. 

정 부회장은 취임 후 에너지 밸류체인 통합, 기업 정체성 정립과 비전 수립, 친환경으로의 조직 개편 등을 우선 추진했다.

그는 “합병 이전엔 천연가스 생산과 트레이딩은 포스코인터내셔널, 저장과 발전은 포스코에너지가 담당했는데 이를 밸류체인 순으로 통합했다”며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기업으로 도약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또 미래 사업으로 에너지, 식량, 모빌리티, 친환경 등을 제시했다. 각각 하던 사업을 통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설명이다.

정 부회장은 “당분간 모빌리티와 2차전지 소재 등에 주력하겠다”며 “그룹사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핵심 사업으로 계속 확장해 종합상사에서 종합사업회사로 변모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그룹은 철강 중심에서 빠르게 2차전지 등 소재 기업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흑연을 포함해 폐배터리 리사이클링과 동박 등의 분야로 진입을 시도한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구동모터코어를 공급하고, 구동모터코어의 필수 부품인 영구자석 공장을 미국에 짓기로 결정하는 등 초스피드로 움직이고 있다.

정 부회장은 청정수소 인프라 구축과 해상풍력 발전에 집중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국내 최초로 1GW 규모의 상용 수소 혼소 발전을 구현하기 위해 인천발전소를 재구축한다”며 “발전소는 인허가를 받는 대로 착공해 2027년까지 준공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1959년 4월5일 태어났다. 중앙고등학교와 한국외국어대 아랍어과를 졸업했다. 이후 대우인터내셔널에 입사해 쿠알라룸푸르지사장을 지냈다.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하면서 포스코 해외마케팅실장, 에너지조선마케팅실장, 철강사업본부 철강사업전략 실장을 거쳤다. 외부 출신 가운데 처음으로 포스코 사내이사로 등재되면서 ‘순혈주의’를 깨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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