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 선정 앞두고 양측 ‘진흙탕’ 싸움
기밀 유출 논란은 법적 공방으로 번져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둘러싼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갈등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KDDX사업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 수행 업체 선정을 앞두고 양사의 긴장은 최고점으로 치닫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2012~2015년 방위사업청·해군본부 등을 수차례 방문해 KDDX 개념설계 보고서를 비롯한 여러 함정 사업과 관련된 군사기밀을 불법 열람·공유한 혐의에 대해 한화오션 측에선 임원 개입 여부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을 군사기밀보호법 위반혐의로 고발한 한화오션은 설명회까지 여는 등 후속사업 수행 관련해 잘못된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HD현대중공업은 공개하지 않기로 한 피의자 조서 등을 악의적으로 유출하는 등 명예훼손을 한 혐의로 한화오션을 고소했다.
한화오션은 이에 대해 지난 7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즉각적인 반박에 나섰다. HD현대중공업의 고소는 범죄를 행한 임직원들의 안타까운 도덕관념과 국가 해상 안보를 책임지는 업계에서 더욱 명명백백한 사법처리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HD현대중공업을 고발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최초 수사 당시 범죄를 저지른 직원이 지목한 중역과 그 윗선 수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수사 결과에 대한 상식적인 의혹 해소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두 기업 간 충돌이 6000톤급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KDDX사업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한다. 현재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국내 특수선 시장 점유율과 KDDX 입찰을 두고 극한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KDDX의 경우 2030년까지 총 사업비만 7조8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양사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당장 양 사는 KDDX 군사기밀 유출에 대해 강력 대응을 예고하는 등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입장에선 군사기밀 유출로 논란에 대해 이미 적용받고 있는 감점 1.8점 제재 외 추가 제재를 해소한 바 있다. 당초 수주 경쟁에서 유리할 것으로 관측됐던 한화오션도 결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고소전이 향후 HD현대중공업의 입찰 참가 자격 유지 결정에 영향을 줄지가 KDDX사업 수주 결과를 좌우할 것”이라며 “기술 유출 관련 임원 개입 여부가 핵심으로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방위사업청이 제재에 대한 재심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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