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엘리먼트에 시리즈D 투자 참여
일루미나 "유전 시퀀싱 장비 특허 5개 침해" 주장
"전직 일루미나 직원들이 설립...혁신의 역사 없어"

[서울와이어 정윤식 기자] 지난해 삼성전자가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엘리먼트 바이오사이언스(Element Biosciences, 이하 엘리먼트)가 특허를 침해했다는 사유로 미국 1위 유전체 분석 기업 일루미나로부터 피소당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델라웨어주(州) 지방법원에 따르면 일루미나(Illumina, Inc.)와 일루미나 캠브리지(Illumina Cambridge, Ltd.)가 엘리먼트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를 통해 일루미나는 엘리먼트의 특허 침해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과 향후 침해 행위 금지를 위한 명령을 요구했다.
소송장에 따르면 엘리먼트는 유전 시퀀싱 장비 및 이 시스템과 함께 사용되는 소모품 관련 5개의 특허를 침해했다. 앞선 특허 시스템은 DNA 및 기타 유전 물질의 코드를 판독하는 유전자 시퀀싱 수행에 사용된다.
이는 ▲US 12151241 특허(유전적 변이의 검출 및 열거를 위해 단일 DNA 분자를 형광 자성 입자로 변환, 이하 241특허) ▲US 12251702 특허(플로팅 씰 브래킷이 있는 플로우 셀 카트리지, 이하 702특허)로 구성됐다.
또한 ‘생물학적 또는 화학적 분석을 위해 샘플을 이미지화하는 시스템, 방법 및 장치’를 명칭으로 하는 ▲US 8951781 특허(이하 781특허) ▲US 11697116 특허(이하 116특허) ▲US 11117130 특허(이하 130특허)가 포함된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엘리먼트가 유치한 2억77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D 투자에 참여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엘리먼트의 유전 시퀀싱 기술과 자사의 AI/IT 기술을 활용한 정확도 상승과 비용 절감을 기대했다. 이를 통해 미래 데이터 기반의 정밀의료 연구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 시너지를 이루겠다는 복안이다.

앞선 특허가 적용된 제품은 일루미나의 ‘마이섹(MiSeq) 시스템’이다. 이 장비는 저비용의 개인용 차세대 시퀀싱 시스템으로, 단일 시퀀싱 작업을 400달러에 수행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자동화를 통해 제한된 전문 교육만 받은 사람도 시퀀싱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일루미나가 침해를 주장하는 엘리먼트의 제품은 ‘AVITI 시퀀싱‘ 라인업이다. 지난 2022년 엘리먼트는 AVITI 시퀀서를 출시했다. 이후 2023년 엘리먼트는 저용량 버전인 AVITI LT 시퀀서 출시로 라인업을 확장했다. 일루미나는 두 제품의 차이점이 소프트웨어 제한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같은 시스템을 사용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2024년 출시된 AVITI24 시퀀서를 포함한 모든 제품이 플로우셀, 버퍼 병, 시약 카트리지, 라이브러리 로딩 버퍼, 시퀀싱 시약을 포함한 소모품을 호환한다는 점에서 특허를 침해했다고 강조했다.
일루미나 측은 “엘리먼트는 혁신의 역사와 실적이 없다”며 “지난 2017년 전직 일루미나 직원들에 의해 설립됐다”고 말했다. 또한 “이 직원들이 일루미나 재직 중 개발한 기술을 포함해 일루미나의 시스템을 광범위하게 차용한 유전자 시퀀싱 시스템을 판매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엘리먼트의 설립자이자 CEO인 몰리 허(Molly He)는 일루미나에서 과학 연구 수석 디렉터(Senior Director of Scientific Research)로 근무했다. 다른 공동 설립자 마이크 프레바이트(Mike Previte)는 전직 일루미나 선임 수석 과학자(Associate Principal Scientist), 맷 켈린저(Matt Kellinger)도 전직 일루미나 스태프 과학자였다.
일루미나 측은 “엘리먼트는 수십 년에 걸쳐 막대한 연구개발 투자로 구축한 유전자 시퀀싱 기술을 사용해 이익을 추구하면서도, 정당한 보상을 하지 않으려 한다”며 “쟁점 특허에 의해 보호되는 시스템을 판매한 엘리먼트의 책임을 묻고, 침해 행위를 중단시키기 위해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