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챗, '고객-전문가 채팅연결' 기술 특허침해 주장
작년부터 관련 특허 무기 삼아 기업들에 무차별 소송
랜덤채팅 1990년대부터 존재… 삼성 적극 방어할 듯

[서울와이어 천성윤 기자] 미국의 한 특허관리형 기업(NPE)이 삼성전자 웹사이트에서 고객 편의를 위해 운영하는 ‘전문가와의 채팅’ 서비스가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걸었다.
다양한 기업의 웹사이트와 프로그램,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범용적으로 쓰이는 기술에 대해 특허침해 주장을 함에 따라, 삼성전자는 미국 특허청 산하 특허심판원(PTAB)의 특허무효심판(IPR) 청구 등 대응책을 적극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텍사스주(州) 동부 연방지방법원 마샬지부에 ‘랜덤챗(Random Chat, LLC)’이 삼성전자 아메리카를 상대로 미국 특허번호 8,402,099(이하 099)를 침해했다는 소장을 접수했다.
소장에서 랜덤챗은 삼성전자 웹사이트에서 고객이 채팅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가와 연결되는 기술적 과정이 099 특허와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구글 특허(Google Patents)에 따르면 099 특허는 사용자의 위치와 취향에 따라 자동으로 채팅을 연결해주는 통신 기술을 담았다.
이 특허의 핵심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정보를 수집해 조건을 분석하고 흡사한 사람을 무작위로 선별, 연결해 주는 것이다. 기업의 웹사이트 채팅 서비스뿐만 아닌 채팅 앱, 영상 통화 앱, 데이팅 앱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다.
이 기술의 최초 개발자는 랜덤챗이 아닌 MP3를 최초로 발명한 것으로 알려진 독일의 정보기술(IT) 업체 ‘브란덴부르크 벤처스(Brandenburg Ventures, GmbH)’다. 하지만 지난해 3월 랜덤챗으로 특허권이 넘어왔다.
랜덤챗은 소장에 “피고 삼성전자 아메리카는 웹사이트에서 이 기술을 직접 침해하고 있으며, 이 상황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배심원 정식 재판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리고 싶다”고 적었다.

랜덤챗은 지난해 말부터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정보기술(IT) 기업 지브라(Zebra), 신발 제조업체 알트라(Altra), 문서 정리 업체 앤시스트리(Ancestry), 생활필수품 기업 배스 앤 바디 웍스(Bath & Body Works), 집 수리 전문 브랜드 ACE하드웨어(ACE Hardwear), 카파츠닷컴(Carparts.com)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099 특허 관련 침해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소송을 남발해 발생하는 라이선싱과 합의·배상금으로 매출을 일으키는 NPE는 미국 현지에서 ‘특허 괴물(Patent Troll)’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비판을 받는다.
특히 NPE는 대부분의 소송을 텍사스 동부 연방지방법원 마샬지부에 청구하는 특성을 지닌다. 이곳이 전통적으로 중소기업, 개인 발명가, 특허 소유자에게 우호적인 판결 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 소송에 대응해 IPR 등의 절차를 밟아 특허를 원천 무효화 화거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실체적 방어논리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099 특허와 비슷한 기술이 이미 1990~2000년대 멀티미디어 관련 논문과 국제 표준 등에서 다수 등장한 바 있어 특허의 유효성에 대해 적극적인 항변이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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