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와이어 박동인 기자] 삼성전자가 일본 닌텐도의 차세대 콘솔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2’ 메인 반도체를 생산한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닌텐도는 내달 5일 공개 예정인 ‘스위치2’의 메인 시스템 반도체 위탁생산 파트너로 삼성전자를 낙점했다. 스위치 2는 닌텐도의 야심작으로 일본에서 사전 신청에만 220만건이 몰리는 등 출시 전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 반도체 설계사 엔비디아가 커스터마이즈한 칩을 8나노미터(㎚) 공정 기반으로 제작 중이다. ‘스위치2’의 핵심 부품인 테그라 통합 칩셋(SoC)은 엔비디아의 ‘암페어’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설계됐다.
본격 양산이 시작될 경우 내년 3월까지 최대 2000만대 이상의 ‘스위치2’가 출하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닌텐도는 지난 8일 실적 설명회에서 1500만대의 판매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전작 ‘스위치1’이 대만 TSMC의 칩을 사용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수주는 삼성전자의 귀중한 일승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파운드리 사업 부문에서 고전 중인 삼성전자가 이번 수주로 가동률 제고와 고객 다변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도 이번 수주가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닌텐도 수주는 단순 물량 확보를 넘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내에서 삼성전자의 입지를 확인시키는 사례로 평가했다. 특히 TSMC가 장악하고 있던 고성능 반도체 수탁 생산 시장에서 수주를 성공시킨만큼, 기술 경쟁 구도에 미묘한 균열이 생긴 신호로 보고 있다.
이종환 상명대학교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TSMC에서 삼성전자로 메인 칩셋 생산처가 바뀌었다는 점 자체가 의미 있는 변화”라며 “닌텐도는 물량이 상당한 고객사인 만큼, 삼성전자가 이번 수주를 통해 파운드리 사업의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고객 신뢰 회복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삼성의 8나노 공정이 실제 수율 면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 입증한다면, 다른 글로벌 고객사 유치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아직 TSMC와의 점유율 격차는 크지만 이번 닌텐도처럼 물량이 있는 고객을 꾸준히 확보하면 삼성의 점유율이 두 자릿수에 근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