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부품 자국산 우대 강화 시 국내산 수출위축 우려
국내 항공부품업계 관세부과 쉽지 않아… 수출다양화 필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자체개발한 항공기 엔진.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서울와이어 박제성 기자] 트럼프 정부가 철강, 자동차 등의 품목을 미국으로 수입하는 고관세율 부과로 국내 항공업계도 간접적인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철강업계처럼 고관세율에 따른 직접적인 대규모 수익손실은 아니지만 항공부품업에도 관세부과가 시작될 경우 전체 항공산업에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가 미국산 항공부품 업체들의 공급망 우대를 강화할 경우 국내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서 공급기회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적절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기한다. 다행스러운 점은 트럼프 정부가 국내 항공산업을 대상으로 고관세 부과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내 항공부품 업체들은 미국의 주요 항공기 완제품 업체에 주문자제조의뢰(OEM) 방식을 통해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에 항공기 완제품을 수출하기보다는 부품과 MRO(유지·정비·운영) 구매 비중이 높다.

국내 주요 항공부품업체들은 글로벌 미국 항공사인 보잉, 제네럴 일렉트릭(GE), 프랫&휘트니, 록히드마틴, 레이시온 등에 납품하고 있다.

현재 활발히 대미 수출하는 국내 주요 항공부품 업체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항공기엔진 부품)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부(동체와 날개 구조물) ▲한국항공우주산업(KAI)(날개 앞전, 조종판) ▲에이테크솔루션(기체 내부 구조물과 도어 부품) ▲명화공업(엔진 보조부품) ▲퍼스텍(항공전자시스템·센서) ▲화인써키트(항공전자 전자회로기판) 등이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에어서울,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가 미국산 항공기를 구매해 들여와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정부가 고관세율 부과나 자국업체의 보조금 우대정책 강화가 현실화 될 경우 미국 외에 유럽, 동남아 등에 수출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미국 정부가 국내 항공산업에 직접적인 고관세 부과는 쉽지 않지만 간접적인 영향권은 형성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관측한다.

하준경 한양대 에리카 경제학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의 공급망 재편에 관심이 많다. 전 세계 모든 부품을 미국에서 만들 순 없는걸 잘 알고 있다"며 "그럼에도 그는 비합리적인 무역 정책이 미국내에서 펼쳐질 경우 미국의 제조업이 오히려 큰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내 한국 항공산업이 직접적으로 고관세을 맞을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지만, 밸류체인(공급망) 측면에서 간접 영향이 클 수 있다"며 "트럼프 정부는 자국민 일자리 보호, 미국업체 우선 조달, 중국 견제를 강화할 경우 국내 항공업계는 부품, MRO, 여객수송기 등 여러 영역에서 수출리스크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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