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효 전 1차장 11일 피의자 조사 예정
'VIP 격노' 발언 직후 수사 개입 정황 추적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가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서초한샘빌딩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서 진행된 현판식을 마친 후 현판 앞에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가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서초한샘빌딩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서 진행된 현판식을 마친 후 현판 앞에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최찬우 기자]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자택을 비롯해 국방부와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등 주요 기관에 대한 동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특검 출범 이후 첫 강제 수사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개입 의혹으로 알려진 이른바 ‘VIP 격노설’의 실체를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조치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날 오전부터 서울 시내에 위치한 이 전 장관의 자택과 국방부 대변인실 등 채상병 사건 관련 부서, 국가안보실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 대상에는 임기훈 전 대통령실 국방비서관과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 등 주요 인물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압수수색은 지난해 7월31일 대통령실 회의 이후 해병대 수사 결과가 뒤바뀌었다는 의혹을 입증할 단서를 확보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특검은 당시 회의록, 참석자 명단, 회의 직후 국방부의 언론 대응 전략 자료 등을 확보 중이며 국가안보실 측 자료는 영장을 제시한 뒤 임의 제출 방식으로 일부 수령될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의 회의는 윤 전 대통령이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자리였고 이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하겠느냐”고 강하게 질책했다는 발언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국방부는 해병대의 경찰 이첩을 막고 수사 결과 발표를 중단시키며 사태가 급변했다는 것이 특검 측의 의혹이다.

실제로 이종섭 전 장관은 회의 직후인 오전 11시54분 대통령실 명의의 전화를 받은 뒤 바로 김계환 당시 해병대 사령관에게 이첩 보류와 브리핑 취소를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은 해당 회의에 참석한 뒤 VIP의 반응을 직접 해병대 측에 전달한 인물로 지목됐다.

특검팀은 오는 11일 당시 대통령실 회의에 참석했던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대통령비서실과 안보실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특검도 대통령실 회의 내용과 통화기록, 출입자료 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한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