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효과 기댄 개선… 수익성 여전히 불안정
화물 매각 여파·대외 변수 겹쳐 구조적 리스크 상존
대한항공 통합 과정서 부채 부담·체질 개선 과제 여전

[서울와이어=최찬우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7년 만에 부채비율을 1000% 아래로 낮추며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지만 여전히 800%대에 머무르며 구조적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양새다. 단기 성과와 달리 중장기 재무 건전성 확보가 관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아시아나항공이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827%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1238%에서 400%포인트 이상 감소해 수치상으로는 뚜렷한 개선이 확인됐다. 그러나 글로벌 항공사 평균 대비 여전히 월등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불안 요인이 남았다는 평가다.
부채비율 하락은 대한항공이 참여한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효과와 일회성 실적 개선 덕분이라는 분석이 많다. 실제 상반기 매출은 3조4186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261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하지만 구조적 수익 개선이라기보다는 환율 하락과 원가 절감 등 외부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특히 2분기 실적은 비수기임에도 흑자를 기록해 긍정적인 신호를 보였다. 다만 여객 호조와 달리 화물 부문은 전용 화물기 매각 여파로 매출이 13.6% 줄어드는 등 불균형이 드러났다. 여객기 하부 공간(벨리카고) 전환 전략이 자리 잡기 전까지는 수익성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와 일시적 요인 덕분에 수치상 개선이 이뤄진 것”이라며 “항공업 본연의 영업이익과 안정적 현금흐름으로 재무를 다져야 한다는 근본 과제는 여전히 남았다”고 말했다.
여객 부문에서는 미주·유럽 신규 노선 증편과 중국 무비자 입국 허용 효과가 실적에 기여했지만 이는 글로벌 유가와 환율 변동성, 국제 정세 등 외부 환경에 쉽게 흔들릴 수 있다.
비용 절감 효과도 한계가 보인다. 상반기 정비비와 유류비는 각각 16%, 12% 줄며 수익성에 기여했지만 이는 일시적 요인에 가깝다는 평가다. 유가 상승세가 재개되면 비용 부담은 다시 커질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 과정에서 아시아나의 부채 축소는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자회사 편입 이후에도 고부채 구조가 유지된다면 통합 항공사의 재무 부담이 커지고 투자 여력에도 제약을 줄 수 있다.
결국 아시아나항공이 넘어야 할 관문은 단순한 재무지표 개선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 확립이다. 외부 수혈과 일시적 요인에 의존하지 않고, 여객·화물 모두에서 안정적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체질 개선이 완성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과제가 여전히 무겁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