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대법원장 향한 사퇴 거듭 요구
"대선 개입 판사들, 사법 독립 해쳐"

[서울와이어=정현호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이미 사법부를 대표할 자격이 없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이는 앞서 대법관 수를 대폭 늘리는 여당 사법개혁안에 대해 조 대법원장이 "국정감사 이후 논의를 통해 의견을 낼 것"이라는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 선거 과정에 개입해 정권 교체를 도모했던 일부 판사들이 지금도 사법부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그 중심에는 조 대법원장이 있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특히 그는 최근 불거진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조 대법원장의 거취를 요구한 현직 판사들의 발언을 언급하며 “법원 내부에서조차 양심 있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이들의 호소를 외면하지 말고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제 남은 것은 명예로운 퇴진뿐”이라며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사법부의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또 ‘내란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지귀연 부장판사를 겨냥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이와 관련 “170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는데, 대법원 윤리감사관은 ‘세 명이 나눠 마셨으니 1인당 100만원 이하라 징계가 어렵다’는 취지로 답했다”며 “이런 식의 해석은 국민의 상식을 조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른바 ‘N분의 1 논리’로 책임을 희석하는 것은 과거 검찰이 ‘100만원 미만이면 무죄’라던 관행을 떠올리게 한다”며 “법원이 과연 도덕적 기준을 세울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민주당이 추진 중인 ‘재판소원제’ 도입 취지에 대해선 “재판 절차가 명백히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했을 때 국민이 다시 한번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며 “사법권의 절대성 뒤에 숨지 말고 잘못된 판결이 있다면 바로잡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 대표는 “판사는 신이 아니다. 헌법 위에 군림할 수 없다”며 “태산이 아무리 높아도 하늘 아래 뫼일 뿐, 법원도 헌법 아래 존재하는 기관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