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후 책방 운영 이어 영상 활동까지 영역 확장
[서울와이어=정현호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한민국 전직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유튜브에 고정 출연하며, 본격적인 ‘유튜버 활동’에 나섰다.
퇴임 후 책방 운영과 독서 활동을 이어오던 문 전 대통령이 영상 콘텐츠 영역으로까지 발을 넓히자 정치권 안팎에선 그 배경과 파급력을 두고 예의주시한다.
지난 17일 유튜브 채널 ‘평산책방’은 문 전 대통령과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대담 형식으로 제작된 영상 ‘시인이 된 아이들과 첫 여름, 완주’를 공개했다.
영상 제작은 김어준씨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제작진으로 알려진 겸손방송국이 담당했다. 문 전 대통령이 특정 채널에 고정 출연해 영상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메라 앞에 앉은 그는 평산책방의 책방지기로 소개됐고 자신이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은 책으로 시집 ‘이제는 집으로 간다’를 꺼내 들었다. 이 책은 소년보호재판에서 보호위탁 처분을 받은 경남 청소년위탁센터 76명의 청소년이 직접 쓴 시를 묶은 작품이다.
문 전 대통령은 “아이들은 정상적 삶으로 돌아올지, 다시 빗나간 길로 갈지 갈림길에 서 있다”며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상에서 고립되고 외로움과 무력감에 체념할 수 있는 아이들이, 누군가 들어주기만 해도 달라질 힘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책 속 시 한 편 한 편에 담긴 감정선을 대변하듯, 말을 천천히 이어갔다.
두 번째 추천 도서는 류기인 창원지방법원 소년부 부장판사 등을 비롯해 소년부 관계자와 위탁시설 멘토, 졸업생들이 함께 쓴 ‘네 곁에 있어 줄게’였다. 문 전 대통령은 “앞선 책과 함께 읽으면 더 깊은 공감이 된다”며 보호 사법 시스템과 사회적 연대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문 전 대통령은 본인의 일상도 숨김없이 노출했다. 영상 속 그는 텃밭에서 해바라기를 다듬고 동네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소탈한 모습 들이 공개된 영상에 담겼다.
한편 퇴임 이후 책과 함께 살아가겠다는 뜻을 공공연히 밝혀온 문 전 대통령은 2023년 4월, 경남 양산시 하북면에 ‘평산책방’을 열고 직접 책방을 운영 중이다.
이외데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꾸준히 도서를 소개하고 북토크와 책 축제 등에 참석해온 문 전 대통령의 독서 행보는 영상 콘텐츠 확장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