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수요 변화·규제 강화 대응에 '속도'
노후 공장 교체·CAPA 확충에 대규모 투자
안산·오송 중심으로 생산라인 증설 본격화

[서울와이어=정윤식 기자] 제약바이오 업계가 노후 생산라인 개선과 설비 고도화에 속도를 내며 ‘리뉴얼’ 드라이브를 본격화하고 있다. 글로벌 수요 변화와 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시설 확충 움직임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신풍제약은 이사회 결의를 통해 오송공장 증축 및 안산공장 시설투자를 결정했다. 여기에는 2028년 11월 19일까지 자기자본(약 2580억원)의 13.82%에 해당하는 624억원 규모가 투자되며 ▲40여년이 경과한 안산공장에 자동화 설비 도입 ▲노후된 설비 및 유틸리티를 교체하는 한편, ▲오송공장의 증축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한다.
이달 국제약품도 안산공장의 점안제 생산라인 증설을 공시했다. 이를 통해 점안제 생산량 증가에 따른 공급 안정성 확보 및 매출 증대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투자 금액은 자기자본(약 895억원)의 10.6%인 94억원 규모로서 오는 2027년 1월 31일을 종료일로 한다. 삼익제약도 지난 10월 공시를 통해 생산설비 증설(인천공장 별관 신축)에 72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또한 제품 및 원료 보관창고 확대 등을 목적으로 한다.
지난 9월 바이넥스는 오송공장 신설 및 증설을 위해 557억원을 투자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자기자본대비 30.7%에 해당하는 규모로, 투자 기간은 내년 11월 30일까지다. 신규 공장이 완공되면 1만 리터의 추가 생산능력을 확보한다. 바이넥스의 전체 생산능력은 기존 1만1380리터에서 2만2380리터로 확대된다.
올해 7월 동국생명과학은 사업확대 및 CAPA확대를 위한 170억원 규모의 의약품 설비 신규시설투자를 결정했다. 증축 대상인 안성공장은 지난 2020년 6월 바이엘코리아로부터 인수해 설립한 곳으로 조영제 완제 및 원료의약품 등을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 조영제와 관련한 추가 생산시설을 증축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기존 219만 바이알(vial) 생산능력을 3배 이상 높이고, 저용량(5㎖)부터 대용량(500㎖)까지 다양한 제형을 생산할 수 있도록 진행할 방침이다.
같은 시기 부광약품은 89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무리했다. 또한 845억원을 기존 제조설비 확장 및 설비 도입, 제조설비 신규 취득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이는 내용고형제제 생산능력의 한계로 공급량이 시장 수요에 따라가지 못하는 것에 기인한다. 특히 2024년 흑자 전환을 계기로 경영이 안정화됨에 따라, 생산 역량 강화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증축된 제조동에는 최신의 내용고형제 생산설비를 도입해 생산 공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품질 관리 수준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여기에 고속 생산이 가능하면서도 균일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정제 타정기 및 코팅 설비 등의 적용을 통해 생산 안정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특히 스마트 팩토리 개념을 적용한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제조 공정의 자동화율을 높이고,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생산성 향상과 품질 관리 강화를 실현할 방침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9월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Branchburg) 소재 일라이 릴리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인수 최종 계약 체결을 완료했다. 여기에 인수 마무리 즉시 캐파(최대 생산량) 확장을 추진해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공장의 현재 캐파만으로도 미국 내 판매할 제품 생산이 가능하지만, 가까운 시일 내 추가될 신규 제품과 이미 예정된 일라이릴리의 위탁생산(CMO) 물량 동시 생산을 고려하면 빠른 증설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도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내 신규 생산시설 추가 확보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송도 캠퍼스 내 건설중인 액상 완제의약품(DP) 공장에 더해 ▲신규 원료의약품(DS)공장(인천 송도) ▲신규 완제의약품(DP) 공장(충남 예산) ▲신규 PFS(Pre-Filled Syringes, 사전 충전형 주사기) 생산공장(충북 오창)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들 국내 생산시설 증설에만 약 4조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신규 확보되는 국내와 미국 공장은 각각 국가별 상황과 수출 목적에 맞춰 적시에 의약품을 공급하게 된다. 미국 생산시설에서 현지 물량 공급을 소화하고 이외 지역에 공급되는 물량은 주로 국내 공장이 생산을 맡을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