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기간에 논란이 됐던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한 페이스북이 총선을 앞둔 독일에서 가짜뉴스 필터링 기능을 도입한다.
페이스북은 독일을 시작으로 가짜뉴스를 걸러내는 장치를 여러 국가에 도입하며 전 세계적으로 확대할 나갈 계획이다.
앞서 페이스북은 '저널리즘 프로젝트'를 공식 발표하며 언론으로서의 기능을 인정하는 듯 윤리적인 책임 행보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피지 시모 페이스북 저널리즘 프로젝트 책임자는 "지난해 이 생태계에서 우리의 역할에 대해 명백하고 커다른 의문이 들었다"며 "이것이 우리가 좀 더 일찍 참여하게 된 동기"라고 밝혔다.
■ '가짜뉴스와 전쟁' 전세계 확산할 것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이 올해 총선을 앞두고 가짜뉴스 차단에 비상이 걸린 독일에서 가짜뉴스 필터링 기능을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l 출처=비즈니스인사이더
FT에 따르면 독일 입법 당국은 올해 말 선거를 앞두고 러시아의 조직적 개입과 가짜뉴스가 사회적으로 악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가짜뉴스 필터는 독립적인 사실검증 기관과 제휴를 맺고 지난달 미국에서 처음 도입됐으며, 독일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독일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페이스북에서 가짜뉴스를 발견하고 신고하면 베를린의 비영리 언론기관 코렉티브(Correctiv)로 전송된다.
사실 검사관이 우선 가짜뉴스인 것을 확인하면 해당 뉴스는 '논란의 여지가 있음(Disputed)'라고 표시되며 이를 공유하기 전에 경고창이 나타난다.
이렇게 분류된 가짜뉴스는 페이스북 뉴스피드 알고리즘에서도 우선순위에서 제외된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FT를 통해 "현재 독일에서 팩트체킹을 수행할 파트너를 추가적으로 모집하고 있다"며 "지금은 독일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후 다른 국가에도 도입할 예정이라고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독일 정부는 지난해 미국 대선 과정에서 도널드 대통령 당선자의 승리에 가짜뉴스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사실에 가짜뉴스의 확산이 독일 정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와 동유럽 정치를 전문 기관인 허드슨 연구소의 한나 소번 연구원은 "러시아는 메르켈 총리가 교체되는 것을 원하기 때문에 2017년에 열리는 모든 유럽 선거에서 독일 선거가 러시아의 최대 목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독일 정부는 가짜뉴스를 배포한 페이스북에 최대 50만 유로의 벌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 언론 인정 '페이스북' 윤리 강령 앞장서나
한편 언론사가 아닌 기술 기업이라고 주장하던 페이스북은 앞선 11일(현지시간) '페이스북 저널리즘 프로젝트'를 공식 발표하며 언론의 역할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페이스북 저널리즘 프로젝트는 뉴스 게시의 방법과 기능을 언론사와 협업으로 진행하면서 언론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언론인을 대상으로 페이스북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교육을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신뢰하는 뉴스 소스를 찾을 수 있도록 이용자와 언론사들의 훈련을 돕기를 원한다"면서 "우리 사이트를 통한 가짜 뉴스의 확산과 계속 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저널리즘 프로젝트는 워싱턴포스트, 복스 미디어를 포함한 일부 언론사들과 제휴해 수주 내에 시작될 예정이다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언론사 협업 프로젝트의 내용에 사용자가 구독할 수 있는 즉석 기사 요약 패키지, 유료 구독을 위한 무료 평가판, 언론사 개발팀과의 해커톤, 기자들을 위한 페이스북 자습서 발간, 뉴스 읽기 능력 증진 및 가짜 뉴스 방지 대책 등이 포함된다"고 전했다.
▲ 셰릴 샌드버그 COO와 연말 대담을 나누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l 출처=씨넷
NYT는 페이스북의 저널리즘 프로젝트 발표에 대해 "페이스북이 세계 최대 정보유통업체 중 하나라서 사이트를 통해 흐르는 수백만 건의 기사들에 대해 더 많은 책임을 지고 그 역할을 인정하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CEO는 셰릴 샌드버그 COO(최고운영책임자)와의 연말 생방송 대담에서 "우리는 전통적인 기술회사도 전통적인 언론사도 아니다"며 "페이스북은 새로운 종류의 플랫폼"이라고 말한 바 있어, 비록 콘텐츠를 생산하는 전통적 언론사는 아니지만 새로운 종류의 언론사임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