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글의 우리 지도 반출요청이 무산되면서 위치기반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높은 트래픽에도 불구하고 수익 창출이 제한적이어서 관심을 받지 못하던 모바일 지도 서비스의 가치가 재평가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광고시장에서 LBA(Location based Advertisement: 위치 기반 광고) 시장에 대한 관심이 재부각되고 있다.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타겟팅 광고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용자들의 위치와 행동 패턴을 파악, 분석하는 것이 필수 요소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5일 한국투자증권은 "모바일 지도는 SNS, 검색과 더불어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의 75% 이상이 사용하는 주요 서비스로 이용자 데이터를 수집하기에 용이하다"고 진단했다. 모바일 광고의 다양화로 지도를 활용한 신규 광고 상품이 출시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글로벌 업체들의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않다는 관측이다.
Comscore에 따르면 10억명 이상의 MAU(Monthly Active User)를 보유한 Google Map 어플의 Reach(특정 기간 어플에 최소 1회 이상 노출된 이용자의비율)는 58.4%로 Google Search의 54.1%를 상회할 만큼 빈번하게 사용된다. 국내 또한 스마트폰 이용자의 75% 이상이 모바일 지도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실시간 길 안내와 3D 실내 지도 등의 추가로 관련 기술이 빠르게 개선됨에 따라 지도 어플 사용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정 이용자에 개인화된 광고인 타겟팅 광고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용자의 위치 파악에 필수적인 지도 어플에 대한 관심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를 증명하듯 Naver와 카카오는 시장 내 우위 선점을 위해 공격적으로 신규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내비’를 비롯해 버스와 지하철 등의 서비스를 출시해 교통 버티컬 앱 생태계를 구축했다.
Naver는 높은 이용자 트래픽을 보유한 지도 어플에 내비게이션과 맛집 추천 서비스 등의 기능을 추가해 경쟁력을 강화했다.
한국투자증권 김성은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직접적인 수익 기여는 제한적이지만 여타 인터넷 서비스들과 같이 견고한 트래픽은 향후 수익 창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며 "특히 위치 기반 광고 시장이 개화될 경우 지도 서비스를 통해 축적된 이용자 데이터는 경쟁사 대비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라"라고 진단했다.
글로벌 선두 업체를 중심으로 지도 서비스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가 집행되고 있다.Google은 2005년과 2007년 디지털 3D 지도인 ‘Google Earth’와 ‘Street View’를 공개했다. 2013년에는 소셜 기반 네비게이션 어플 업체인 ‘Waze’를 인수하며 네비게이션 시장에도 진출했다. Google은 Waze 이용자를 통해 확보한 정보를 이용해 경쟁사 대비 빠르게 업데이트함으로써 시장 내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한편 차량 공유 업체인 Uber는 지난 8월 Google Maps에 대한 의존도를 축소하고 자율주행차 사업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지도에 5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Alibaba는 2014년 AutoNavi를 인수해 Baidu와의 격차를 줄이는 한편 E-commerce 사업에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Tencent 역시 2014년 NavInfo에 11.7억위안을 투자했으며 지도 시장 내 점유율 확대와 위치 기반 광고 사업 진출을 계획 중이다.
■실내 지도서비스 출시를 통해 사업 영역 확장
실내 지도는 O2O 서비스 시장 확대와 실내 생활 시간 증가로 사용이 빠르게 증가하는 영역이다. 실내 지도 시장을 선점해 양질의 이용자 데이터 확보하면 다양한 분야로의 사업영역 확대가 가능하다.
Naver는 이미 400여곳의 실내 지도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최근에는 3D 실내 지도 제작용 로봇인 ‘M1’을 공개하며 실내 지도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Google 인도어 맵은 360도 카메라 기능을 통해 실내 공간 정보를 제공하며 사용자가 실내 지도를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관련 정보를 꾸준히 축적하고 있다. 한편 Google은 실시간 3D 스캔 기술을 이용한 Project Tango를 통해 전 세계 실내 정보를 3D데이터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 검색의 경우 기존의 온라인 서비스와 달리 오프라인 공간과 연계되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의 개발자들과 협업해 효율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일찌감치 API(Application program interface)를 공개해 지도 시장을 선점한 Google이 향후 고성장이 예상되는 위치 기반 광고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할 것이다.
Google은 선제적으로 Google Maps의 API를 공개하며 지도 서비스 생태계의 가파른 성장을 견인했다. API 공개 이후 다양한 서비스들이 개발됨에 따라 Google Maps의 인지도가 강화됐고 Google은 지도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Google Maps API 기반의 주요 사례로는 부동산 매물 정보와 지도를 결합한 Housing Maps와 대표적인 위치 기반 서비스인‘포스퀘어’ 등이 있다.


국내에서도 지도 API 개방이 확대되고 있다. 이는 ‘포켓몬고’ 출시 이후 국내 진출이 본격화된 Google Maps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Google은 앱의 경우 트래픽과 관계없이 API를 무료로 공개하지만 정밀도가 국내 업체 대비 떨어져 국내 시장 영향력이 제한적이었다. 이에 품질에서 우위를 확보한 국내 업체들은 보다 공격적으로 API를 공개함으로써 Google과의 격차를 확대하려 한다. Naver는 지도 사용량이 하루 5,000건 미만인 앱과 10만건 미만인 웹에 대해서만 API를 제공했었다.
하지만 11월 1일부터는 대상에 제한 없이 무료 사용량을 하루 20만건으로 확대했다. 부동산 검색 사업 내경쟁자였던 ‘직방’과 ‘다방’ 등 O2O 업체의 네이버 지도 서비스 활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카카오도 웹과 모바일 모두 하루 기준 사용량이 30만건 미만인 경우에는 무료로 API를 공개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김 연구원은 "지도 API 공개 확대는 단기적으로는 수익에 부정적이지만 Google 사례에서 보듯이 트래픽 증가와 생태계 내 위치 강화 등의 수혜를 누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와이어 변재연기자 byun6270@seoulwire.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