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코드는 패션의 사회적 참여에 가장 큰 의의를 두고 있으며, 독립 디자이너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가능성 있는 디자이너들의 역량을 기업이 적극 수용한다는 의미와 더불어 고객들의 가치 있는 소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코오롱FnC 부문의 프로젝트 브랜드인 ‘RE; CODE(래;코드)’는 이러한 기대감 속에 특별하게 탄생했다.

일반적인 의류 상품들은 신제품으로 판매되다가 시즌이 지나면 이월 상품으로 상설할인 매장 등을 통해 판매되고, 3년 차 재고에 들어서면 소각되는 생애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소각되는 새 제품들이 연간 약 40억 원 규모로, 이렇게 버려지는 옷에 대한 고민이 바로 한남동 '시리즈 코너'에 샵인샵 형태로 둥지를 틀게 된‘래;코드’의 시작이었다.

래;코드는 공장에 라인을 설치하고, 한 사람은 하나의 과정만을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생산하는 공장 시스템과 달리, 하나의 옷을 처음부터 끝까지 장인 한 사람이 완성하는 객공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구현되는 '완성도 높은 품질'에 남다른 소재에서 출발한다는 특성에서 비롯된 '독특한 디자인' 요소까지 더해져 한번 매력에 빠진 소비자들은 반복해서 찾게 된다.

래;코드 마케팅담당 박한울 과장은 “매장에 처음 오는 고객들은 항상 래;코드의 뛰어난 디자인과 완성도에 이끌려오지만, 래;코드가 가지는 업사이클링 브랜드의 가치를 소개하면 너무 놀랍다는 반응이다. 그 가치에 공감한 고객들은 또 다시 매장을 찾아주는 편이다.”고 전했다.

▲ 래;코드 17SS 룩북컷 l 코오롱FnC
 

래;코드는 코오롱FnC 브랜드 재고를 활용한 △인벤토리, 군에서 사용되던 텐트, 군복, 낙하산등의 소재를 활용하는 △밀리터리, 자동차 에어백 등의 산업소재를 적용한 △인더스트리얼, 신세계 블루핏과 협력하고 있는 △데님 등의 라인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인벤토리는 아카이브 제품 군을 주력으로 하고 있으며, 밀리터리 라인에서는 앞치마가 주목받고 있다. 인더스트리얼 라인에서는 가방 제품들이 인기다.

특히 래;코드의 모든 제품은 수작업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한 아이템 당 최대 5개 정도의 한정 수량으로 제작되고 있어, 남들과 다른 나만의 개성과 스타일을 추구하는 고객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박 과장은 가장 반응이 좋았던 제품으로 "아카이브 제품 중 남성 자켓의 포켓(도련) 부분을 디테일로 사용한 '코쿤 스커트'가 디자인이 독특해서 반응이 좋았다"며 "넥타이 심지를 이용한 드레스도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 래;코드 제품들 (좌) 남성 자켓의 포켓 부분을 디테일로 사용한 '코쿤 스커트' (우)넥타이 심지를 사용한 드레스 l 코오롱FnC
 
 

래;코드는 "자연을 위한 순환을 만들고 낭비가 아닌 가치 있는 소비를 제안하는 브랜드로 패션 그 이상의 문화를 소비자와 공유한다"는 론칭 취지에 걸맞게 업사이클링의 가치를 알리기 위한 비영리 공간도 운영하고 있다.

명동성당 복합문화시설 1898+ 에 위치한 ‘래;코드, 나눔의 공간'에서는 환경과 자연, 공예와 윤리적 패션 및 소비에 관한 책들이 모여있는 라이브러리가 구비돼 있고, 업사이클링 관련 시청각 자료를 무료로 시청할 수 있는 공간, 국내·외 업사이클링 작가들의 작품과 래;코드 상품들이 전시된 공간도 마련돼 있다.

더불어 주말에는 공방을 열어 업사이클링 제품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2~3만원 정도의 참가비만 내면 헌 티셔츠를 잘라서 뜨개질해서 소품을 만드는 수업, 다 본 잡지나 신문 업사이클링 해서 시계를 만드는 수업 등 다양한 클래스를 현장에서 신청해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명동성당 '래;코드, 나눔의 공간' l 코오롱FnC
 

한편 래;코드는 버려지는 원단조각과 부자재 등을 활용해 가방은 물론 목걸이, 팔찌, 반지 등을 다양하게 출시하고, 독일군이 사용하던 버터캔, 스위스아미의 버너, 주사기통 등을 캔들 용기로 활용한 ‘밀리터리 캔들’라인도 선보이는 등 의류 뿐 아니라 액세서리, 생활소품까지로 영역을 확장했다.

앞으로도 업사이클링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소재를 찾아 업그레이드 해나가는 한편, 기존의 리사이클링 브랜드들이 가지고 있던 디자인의 한계를 띄어 넘어 진정한 업사이클링의 ‘가치’ 있는 브랜드로 앞서가겠다는 각오다.

박 과장은 "업사이클 잡화(가방)를 하는 브랜드는 많지만 업사이클 패션(의류)을 하는 브랜드는 세계적으로도 많지 않다"며 "열심히 노력해 래;코드를 세계 제일의 업사이클 브랜드로 성장 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와이어 김지원 기자 jiwon@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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