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20대 청년 10명 가운데 7명은 원하는 직장에 취업할 가능성이 낮고, 취업을 해 열심히 일하더라도 부자가 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에 거주하는 20대 청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 일자리 인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2.9%는 향후 청년 일자리 상황이 악화할 것이라 전망했다.
또 20대 10명 중 7명(69.5%)은 원하는 직장에 취업할 가능성도 낮다고 응답해 일자리 상황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조건이 만족스럽다는 가정 하에 좋은 일자리의 최소 연봉에 대해서는 3000만∼4000만원이라고 응답한 경우가 40.2%로 가장 많았고, 이어 4000만∼5000만원(20.6%), 2000만∼3000만원(15.2%) 등의 순이었다. 고용노동부 임금직무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5∼29세 평균 연간임금 수준 추정치는 3217만원이다.
한경연 관계자는 “청년들이 좋은 일자리의 조건으로 높은 연봉 외에도 근로 환경 등 다른 조건들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청년들의 근로 의욕을 고취 시킬 다양한 인센티브 고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청년들은 원하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필요한 일자리 정책 방향으로 노동시장 유연화(22.4%)를 가장 많이 꼽았다. 또 ▲고용기업 인센티브 확대(18.7%) ▲창업활성화(15.5%) ▲기업 성장 방해하는 규제 개선(13.6%) ▲교육시스템 개편(10.9%) ▲글로벌 기업 유치(9.6%) ▲서비스업 육성(8.3%) 등 순으로 나타났다.
20대 청년들의 근로 의욕을 저하하는 뉴스로는 부동산 폭등이 24.7%로 가장 높았고, 물가 상승 21.5%, 세금 부담 20.4%가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서울에 거주하는 청년들이 부동산 폭등(29.2%)을 많이 꼽았다.
청년들이 생각하는 부자의 총자산 규모는 10억∼20억원 수준이라는 응답이 23.5%로 가장 많았고, 20억∼50억원이 22.9%, 100억∼1000억원이 20.6%로 뒤를 이었다.하지만 열심히 일을 해서 부자가 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청년들의 70.4%가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청년 응답자의 65.2%는 평생직장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희망하는 은퇴 시기로는 61세~65세가 30.1%로 가장 많았고 56세~60세가 26.3%, 만 66세 이상에 은퇴하고 싶다는 답변도 19.7%에 달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8∼29세 청년을 대상으로 지난달 4∼17일 온라인 설문을 통해 진행됐으며 응답자는 542명에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2%다.
추광호 한경련 경제정책실장은 “청년들의 부정적인 일자리 인식은 청년 구직단념자 양산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며“노동시장 유연화와 기업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개혁 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청년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도록 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