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 인구 증가와 가치 소비 영향으로 대체육 전망 '맑음'
10명 중 3명 대체육 소비에 긍정적 '맛·식감'은 개선 원해
대체육이 대안육이 되지 않으려면 실제 고기와 비슷해야

대체육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식재료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대체육이 각광받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체육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같은 흐름에 국내 식품·유통업계는 대체육시장 선점을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관련 제품을 독점수입하거나 대체육을 직접 개발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서울와이어가 국내 대체육시장의 전망과 현위치를 짚어봤다. [편집자주]

식물성 고기로 만든 패티가 들어간 햄버거. 사진=픽사베이
식물성 고기로 만든 패티가 들어간 햄버거. 사진=픽사베이

[서울와이어 송수연 기자] 과거 ‘콩고기’라고 하면 맛보다는 고기 식감에 위안을 얻는 정도였다. 콩고기를 먹는 사람도 드물었다. 종교(신념)적 이유이거나 건강을 위한 선택이 대부분을 이뤘다.

최근 들어 자발적으로 육식을 제한하는 소비자가 늘었다. 채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다. 특히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개인의 건강을 넘어 환경과 동물보호 등을 고려해 육식을 대신할 대체재를 찾아 나서며 ‘콩고기’라고 불렸던 대체육 시장이 빛을 보기 시작했다.

◆성장 가능성 무궁무진한 ‘대체육’ 시장

소비로 가치를 표현하는 ‘미닝아웃(Meaning Out)’ 트렌드가 시장에 자리 잡으면서 ‘대체육’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대체육은 비동물성 재료를 이용해 모양과 식감을 고기와 유사하게 만든 식재료로 대부분 콩단백질이나 밀가루 글루텐 등으로 제조한다. 동물의 세포배양으로 생산하는 배양육도 대체육 중 하나다.

식품업계가 추산하는 국내 대체육시장 규모는 약 200억원 규모로 아직은 시작 단계지만 전망만큼은 밝다.

한국농산식품유통공사와 글로벌마켓데이터는 전세계 대체육시장 규모가 올해 53억6400만달러에서 2023년 60억3600만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측해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무역협회도 2030년에는 대체육이 육류 시장의 30%를 차지하고 2040년에는 60%를 점령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 비건(완전채식주의자) 등 채식 인구가 지속 증가하는 점도 시장에 긍정적이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채식 인구는 150만명으로 10년 전보다 10배가량 증가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윤리적, 환경적 소비의 확산으로 육류 대용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라며 “식물성 대체육을 향한 식품업계의 관심도 커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소비자권익포럼 주최 '대체육 시장의 성장성과 소비자 대응방안 모색' 토론에 참석한 허선진 중앙대학교 동물생명공학과 교수의 발제 자료 중 일부. 자료=소비자권익포럼 제공
소비자권익포럼 주최 '대체육 시장의 성장성과 소비자 대응방안 모색' 토론에 참석한 허선진 중앙대학교 동물생명공학과 교수의 발제 자료 중 일부. 자료=소비자권익포럼 제공

◆소비자, 대체육에 긍정적… 대안육 우려도 

평소에 채식을 즐기지 않더라도 10명 중 7명이 대체육에 대한 경험을 원했다. 또 과반수가 환경 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했다.

지난 8월 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가 전국 만 19~6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할 결과 응답자의 74.4%가 대체육 관련 식품을 소비하고 싶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 환경과 건강 문제를 꼽았다. 또 응답자 중 53%가 이미 비동물성 식재료를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식감과 맛, 가격적인면에서는 큰 점수를 받지 못했다. 식감에 대한 만족도 5점 만점에 평균 3.29점, 맛은 3.25점으로 보통 수준을 보였고 가격은 평균 2.89점으로 집계됐다.

이 조사에서 앞으로 대체육 관련 제품에 대한 소비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응답자들은 기존 식습관을 바꾸기 어렵고 맛과 식감 등이 진짜 고기와 차이가 커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대체육이 대안육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허선진 중앙대학교 동물생명공학과 교수는 “국내 대체육시장은 앞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식육의 대안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식육시장을 얼마만큼 대체 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체육이 존재하는 이유는 식육을 포기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실제 고기와 동일하지 않다면 대체는 불가능에 가까우나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과 대안을 제시하는 면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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