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11월 정상회담 추진
건설업체, 650조원규모의 '네옴시티' 수주전 대비 나서
원전·SOC 등 추가적 논의도 기대… "업종 수혜 클 전망"

두산인프라코어 굴착기들이 중동 현장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두산인프라코어 제공
두산인프라코어 굴착기들이 중동 현장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두산인프라코어 제공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방한 추진 소식에 국내 건설주들이 강세다. 사우디아라비아 지역에서 진행 중인 650조원 규모 세계 최대 건설사업 ‘네옴시티’에 국내 사업자들의 참여가 확대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서 이날 오전 11시 기준 현대건설은 전 거래일 대비 1.62% 오른 4만7100원에 거래 중이다.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이 기간 주가는 10% 이상 뛰었다. 특히 전날에는 7.54% 급등하기도 했다.

같은 시각 삼성엔지니어링(3.08%), 동부건설(1.70%), 대우건설(1.48%), GS건설(1.26%), 삼성물산(0.40%)도 상승했다. 

건설 관련주의 강세는 윤석열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의 정상회담 추진 소식에 국내 건설사들이 대규모 사업 수주를 따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며 관련주에 매수세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오는 11월쯤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하는 네옴시티 사업에 대한 국내 사업자 참여 방안 등이 주요 의제로 거론될 전망이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사회간접자본(SOC) 구축, 원전 건설 등도 함께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네옴시티는 빈 살만 왕세자 주도로 북서부 홍해 인근 2만6500㎢ 용지에 서울의 44배에 달하는 도시를 짓는 사업이다. 석유에 의존해온 경제를 첨단 제조업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사우디 비전 2030’의 핵심 프로젝트다. 

네옴시티는 그린 수소·태양광·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 스트럭처를 갖추고 로봇이 물류와 보안, 가사노동 서비스를 담당하는 친환경 스마트 신도시로 계획됐다. 

총사업비만 5000억달러(약 650조원)에 달하는 네옴시티는 핵심 사업인 ‘더 라인(미러시티, 총 길이 170㎞ 거주민 900만명 수용)’ 건설만 1조달러(약 1300조원)에 이를 것으로 국내외 건설업계는 추산한다. 이 밖에 첨단 산업 중심도시 ‘옥사곤’과 친환경 관광도시 ‘트로제나’는 물론 유전자변형작물(GMC) 경작지, 항만(네옴베이), 국제공항 등으로 구성되며 사우디 정부는 2030년까지 네옴시티를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주 52시간제 완화, 수출금융 확대 등 기업들의 요구사항을 적극 반영해 수주를 돕겠다”며 제2의 중동 건설 붐에 대한 포부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주 52시간제 완화, 수출금융 확대 등 기업들의 요구사항을 적극 반영해 수주를 돕겠다”며 제2의 중동 건설 붐에 대한 포부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재 글로벌 유력 건설사들이 네옴시티 입찰에 참여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터널 공사를 수주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도 이번 정상회담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건설업종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양국간 사업 논의가 이뤄진다면 국내 건설사들에 수혜가 될 것”이라며 “업종 내에서는 원전과 네옴시티 건설, 사회간접자본(SOC) 등에 공통으로 해당하는 현대건설의 상대적 수혜가 클 것”이라고 밝혔다.

그 외 국내 원전 수행 경험을 보유한 삼성물산·대우건설과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협력사 ARPIC와 합작법인 설립 추진으로 SOC 수주전에 나설 삼성엔지니어링 역시 수혜주로 꼽혔다.

한편 정부도 사우디아라비아 수주전 대비에 한창인 국내 건설 업체 지원에 나섰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날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박선호 해외건설협회 회장, 윤희성 한국수출입은행장, 이강훈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사장과 함께 현대건설·삼성물산·GS건설·두산에너빌리티·현대엔지니어링·삼성엔지니어링 등 국내 주요 건설엔지니어링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초청해 해외 수주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글로벌 주요 토목·플랜트 프로젝트 참여를 논의하며 사우디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중점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장관은 “주 52시간제 완화, 수출금융 확대 등 기업들의 요구사항을 적극 반영해 수주를 돕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토부는 민간 기업 지원방안으로 ▲팀코리아 진출 기회 확대와 정부 간 계약(G2G) 협력 강화 ▲금융·정보 제공 강화를 통한 민간 기업 역량 강화 등을 약속했다. 특히 민간이 주도하고 공공이 지원하는 팀코리아 전략을 앞세워 해외 주요 프로젝트 참여 기회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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