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경영'에 푹 빠진 이재용 부회장...이번엔 디스플레이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면복권 뒤 국내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부회장은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반도체 연구개발(R&D)단지 기공식 참석을 시작으로 삼성엔지니어링을 방문한 데 이어 26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를 방문했다.

그는 이날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MZ(밀레니얼+Z세대)세대 직원들로부터 차기 전략 제품에 대한 보고를 받고, 디바이스경험(DX)부문 MZ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부회장이 직원들에게 직접 보고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파격적인 시도라는 평가다. 전략 제품 보고는 차세대 전략 제품에 참여한 ▲제품 서비스 기획 ▲플랫폼 및 SW 개발 ▲디자인 등 다양한 직군의 직원들이 이 부회장에게 직접 설명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직원들은 각자가 담당하는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네오 큐엘이디(Neo QLED), 퀀텀 올레드(QD OLED) TV,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등 현재 개발 중인 차기 제품의 특징과 컨셉을 소개하고 시연했다.

이 부회장은 또한 DX 임직원 간담회에서 MZ세대 직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었다. 간담회에는 VD와 모바일경험(MX), 생활가전, 네트워크사업부을 비롯한 빅데이터센터 등에서 여러 직군의 MZ세대 직원들이 참석했다. 

주로 MZ세대의 관심사와 고민, 이들이 느끼는 삼성의 이미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이 부회장은 이외에도 미래 신사업, 혁신적인 조직문화 확산, 경력 개발 로드맵, 회사 생활 애로 등과 관련 직원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나눴다.

그는 반도체와 VD사업부 임직원 간담회뿐 아니라 다른 사업장도 순차적으로 방문해 직원과 소통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예정이다. 이 부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앞으로 이뤄질 조직 개편에 MZ세대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기술 경쟁력 제고를 위한 우수한 인재 확보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이 부회장은 회사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성별, 학벌, 국적을 불문하고 훌륭한 인재를 영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글로벌 TV시장이 침체기에 빠지면서 사업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이를 타개하기 위해 VD사업부 경영진과 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TV·서비스사업 현황과 미래 중장기 전략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