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책 한계, 금융권 협조 절실"
자영업자 가계대출 상반기 1051조
대출금리 인하로 차주 이자부담 완화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 3고(高) 현상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우리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이에 대처하기 위한 금융당국과 금융기업의 정책, 그리고 금융소비자가 고려할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해 생각해본다. [편집자주]

금융권의 자영업자 대출 잔액(가계대출 포함)은 지난 6월 말 기준 1051조2000억원에 달한다. 사진=서울와이어DB
금융권의 자영업자 대출 잔액(가계대출 포함)은 지난 6월 말 기준 1051조2000억원에 달한다. 사진=서울와이어DB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고환율·고물가·고금리 등 '3고(高)'에 따른 금융 시장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이달 말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금융지원이 종료된다.

금융당국은 "당국차원의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금융권의 자율적인 역할과 협조가 절실하다"며 은행들의 지원을 당부했다. 은행들은 손익을 내려놓고 취약차주발 리스크 관리를 위한 자체적인 구제에 나섰다. 

◆지원 위해 두팔 걷은 은행권, 이례적 빚 탕감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중소기업·소상공인 차주 연착륙 지원을 위한 금융감독원장-금융권 간담회에서 "차주의 자금사정과 경영상황을 가장 잘 아는 것은 금융회사"라며 "각 금융업권별 특성에 맞는 다양한 맞춤형 지원을 확대해 달라"고 주문했다.

전례 없던 펜데믹으로 많은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이 대출을 크게 늘린 상황에서 급격한 금리상승으로 인한 이자상환부담 증가로 대출자들의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되고 있기 때문이다. 

통화당국이 물가를 잡기 위해 연이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취약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불어날대로 불어난 상황이다. 금융권의 자영업자 대출 잔액(가계대출 포함)은 지난 6월 말 기준 1051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은행들은 잠시 손익을 내러놓고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하기 위한 대책을 속속 내놨다. 특히 이례적으로 부실채무를 탕감해주기도 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선 은행도 있다. BNK금융지주 은행 계열사들은 향후 3년간 550억원의 부실채무 탕감을 결정했다.

부산은행은 3년간 300억원의 부실채권을 탕감해 준다. 앞서 경남은행도 경상남도와 함께 부실채권 탕감 프로그램 세부 계획을 수립하고 2024년까지 3년간 총 25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탕감하기로 했다.

은행들은 고금리 대출의 금리를 내리고, 일시적 어려움을 겪는 차주의 대출 만기를 연장해주는 등 다양한 지원방안을 시행중이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은행들은 고금리 대출의 금리를 내리고, 일시적 어려움을 겪는 차주의 대출 만기를 연장해주는 등 다양한 지원방안을 시행중이다. 사진=서울와이어 DB

◆대출금리 인하 등 다양한 방안 선제적 시행중 

이와 함께 은행들은 고금리 대출의 금리를 내리고, 일시적 어려움을 겪는 차주의 대출 만기를 연장해주는 등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했다. 

KB국민은행은 저소득 근로자 및 영세 사업자 등 제도권 금융소외계층 대상 서민금융지원 대출 상품의 신규 금리를 연 1%포인트 인하했다. 또 지난해 7월 시행한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 특약의 운영기간을 내년 7월까지로 연장했다. 뿐만 아니라 연간 금리상한 폭을 0.75%포인트에서 0.50%포인트로 인하해 차주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신한은행은 직장인 신용대출을 포함한 대부분의 개인 신용대출 상품 금리를 0.3∼0.5%포인트 인하했다. 생활 안정 자금 목적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금융채 5년물 지표금리)와 변동금리(코픽스 지표금리)도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 낮췄다. 또 지난 7월부터 6월 말 기준 연 5% 초과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는 고객의 금리를 1년간 연 5%로 일괄 감면해 주고 있다. 

우리은행은 8월 초부터 기존 개인신용대출을 연장하거나 재약정시 약정금리가 6%를 초과하는 경우 6% 초과 이자금액으로 대출원금을 자동 상환해주고 있다. 원금 상환에 따른 중도상환해약금도 전액 면제된다.

하나은행은 연 7%를 초과하는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개인사업자 손님들의 대출 만기 도래 시 연 7%를 초과하는 금리에 대해 최대 1%포인트까지 감면 지원해주고 있다. 또 서민을 지원하기 위한 개인대출 상품인 ‘새희망홀씨대출’ 신규 신청 손님들에게는 최대 연 1%포인트의 금리를 인하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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