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 콘텐츠, IT 기술 활용 사업
일점 돌파 대신 다양성 추구
국내 게임업계가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의 각오로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집중한다. 플레이투언(P2E) 규제 완화 문제, 글로벌 게임시장 판도 변화 등 외부 환경이 급변하면서 게임 하나만으로는 사업을 영위하기 힘들어진 탓이다. 게임사들의 신작 계확과 신사업을 살펴보고 그 성공 가능성을 따져본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국내 게임사들이 하반기 시장 침체를 신사업으로 타개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신작 개발에 영향을 끼치면서 추가 활로 확보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게임사들은 시장에 널리 알려진대로 블록체인사업뿐만 아니라 기술력과 콘텐츠를 기반으로 뿌리를 다양하게 뻗치는 중이다.

◆내부 정리하고 신사업 발판
올해를 원년으로 다양한 사업 확장을 준비하는 게임사도 급증했다. 이를 위해 기업 내 지배구조를 정리하는 사례도 늘었다.
창립 20주년을 맞이한 스마일게이트는 올해 ‘로스트아크’의 인기를 누리는 동시에 ‘넥스트 20년’을 위한 금융사업을 준비한다. 회사는 이미 스마일게이트그룹 투자 부문 자회사인 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로 국내 대표 톱티어 벤처캐피털(VC) 기반을 가졌다.
이를 확장해 금융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울 계획이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배구조를 정리해 금융전문그룹을 출범할 계획이다.

NHN도 조직통합으로 사업역량을 결집한다. NHN빅풋을 NHN 내 게임사업본부에 통합하고 그룹 5대 사업인 게임, 콘텐츠, 기술, 결제, 커머스 등의 역량을 키운다. 특히 업계에서 인정받는 웹보드게임 역량을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과 연계할 여지도 있다.
정우진 NHN 대표는 “웹3.0 대중화 흐름 등 게임산업의 변화 속에서 기회를 발굴하기 위해 과감한 전략을 실행하겠다"며 "게임을 주축으로 콘텐츠, 기술, 결제, 커머스 등 타 사업 부문 간 다양한 시너지를 창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술과 콘텐츠가 원천
게임 개발에 사용되는 자산들을 신사업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다수다. 특히 지식재산권(IP)와 기술력은 게임산업과 타 산업이 차별화되는 대표적인 요소다. 이를 활용한 신사업은 원소스멀티유즈(OSMU)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국내 게임사들도 글로벌 게임사들이 잘 만든 게임으로 영화와 음악 등을 내놓을 수 있게 됐다.
게임사들이 대표적으로 기술을 활용하는 분야는 인공지능(AI) 분야다. 엔씨소프트가 국내에서 관련 연구 성과를 가장 많이 올리는 곳으로 알려졌다. 엔씨소프트는 사내 AI 센터를 통해 음성합성, 가상인간 등을 개발하고 있다. 관련 연구는 글로벌 학계에서 인정받았으며 이를 활용할 사업도 구상 중이다.

최근에는 AI 음성 합성 연구 논문 3개를 학계에 선보였는데 ▲적대적 다중 작업 학습을 기반으로 음색과 피치 표현을 분리 모델링 하는 방안 연구 ▲사전 학습된 뉴럴 보코더를 이용한 발화 품질 향상 연구 ▲합성음의 표현력을 다양화해 자연스러움을 향상시키기 위한 연구 등이다.

OSMU 사례는 IP 콘텐츠 확장도 포함된다. 호요버스는 글로벌시장에서 성공한 IP를 가진 개발사로 급부상했다. 이들은 게임 속 등장 콘텐츠를 굿즈로 판매하거나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부가 성과를 내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근 신촌에서 오프라인 스토어를 열고 국내 이용자들의 관심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컴투스도 ‘서머너즈워’ IP로 콘텐츠를 내놓았다. 서머너즈워는 글로벌 누적매출 3조원을 기록한 회사의 대표 IP로 세계관을 활용한 콘텐츠에 상당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게임뿐만 아니라 라이트 노벨·웹툰·코믹스·애니메이션 등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으며 최근 '뉴욕 코믹콘 2022'에서 콘텐츠를 공개해 호평을 받았다.

데브시스터즈는 자사 대표 IP인 ‘쿠키런’을 타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해 매출과 화제성을 챙기고 있다. 최근 부산 엑스포 유치기원 방탄소년단(BTS)콘서트에서 컬래버레이션 부스를 운영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수집요소를 내세운 BTS 콘텐츠로 이용자들을 사로잡는데도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게임사들의 행보가 신작 개발만 바라보기에는 시장 변화가 빠르기 때문에 이러한 신사업들이 계속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수혜가 끝나자마자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게임 제품을 바라보는 이용자들의 관심도 시시각각 변한다”며 “초창기처럼 하나의 게임이 대박을 치길 기대할 수 없기에 결국 다양한 사업에 손을 대는 중”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