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와이어 김종현 기자] 멕시코의 가장 악명높은 마약카르텔 본거지에서 벌어진 마약왕 아들 체포작전에서 29명이 사망했다.
드라마 '수리남'이 멕시코에서 실제상황이 된 것이다. 국가방위군과 마약갱이 시가전을 벌이는 무법천지가 연출됐다.
9일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멕시코 국가방위군과 경찰은 지난 5일(현지시간) 시날로아주 쿨리아칸시에서 있었던 세계적인 마약왕 호아킨 엘 차포 구즈만(63.현재 미국서 복역중)의 아들 오비디오 구즈만 로페즈(23) 체포 작전에서 모두 29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쿨리아칸시에서 벌어진 국가방위군과 마약카르텔인 시날로아파의 충돌로 숨진 사람은 카르텔 조직원 19명, 국가방위군 군인 10명이었다. 현장에서 마약왕 엘 차포의 아들인 구즈만 로페즈와 조직원 21명이 체포됐다.
체포작전 직후 멕시코 당국은 3명이 숨졌다고 발표했으나 이보다 훨씬 늘어난 것이다. 이번 작전에는 멕시코 국가방위군 200여명이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카르텔 조직원들은 도로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차량에 불을 질렀으며, 상점을 약탈하고, 지역 공항을 공격하기도 했다. 쿨리아칸 도심 곳곳에서는 화염이 치솟고 총성이 난무했다.
미국은 이번에 체포된 구즈만 로페즈의 송환을 요구하고 있지만 언제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멕시코의 마르셀로 에브라드 외무장관은 "미국이 발부한 체포영장이 있지만 멕시코내 법 절차로 인해 송환 가능성은 즉각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멕시코 법원은 일단 구즈만 로페즈에 대해 60일간의 구금을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 시날로아주는 마약왕 호아킨 엘 차포 구즈만과 그의 조직인 시날로아파의 본거지이다.
루이스 크레센시오 산도발 멕시코 국방장관은 구즈만 로페즈가 현재 미국서 복역중인 부친을 대신해 악명 높은 시날로아 마약 카르텔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는 구즈만 로페즈와 그의 동생 호아킨이 시날로아주에서 약 11곳의 메탐페타민 제조시설을 운영하면서 월 1300~2200kg의 마약을 생산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구즈만 로페즈는 마약 정보원과 마약 밀매업자, 자신의 결혼식에서 축가를 부르는 것을 거부한 멕시코 가수의 살해를 명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구즈만 로페즈는 지난 2019년 10월 당국에 체포됐으나 카르텔 조직원들의 반발로 대규모 유혈사태가 끊이질 않자 추가 불상사를 우려한 로페즈 오브라도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석방됐다.
멕시코 마약의 대부인 호아킨 엘 차포 구즈만은 지난 2015년 체포된 뒤 2017년 미국으로 송환돼 2019년 마약밀매와 자금세탁 등 10건의 혐의로 종신형과 함께 자산 126억달러의 몰수를 선고받고 콜로라도 교도소에서 복역중이다.
그의 부인인 엠마 코로넬 아이스푸로(32)도 마약카르텔을 돕고, 마약유통에 관여한 혐의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