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와이어 김종현 기자]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유럽연합(EU) 국가들 가운데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가장 거리를 두고 있는 헝가리를 방문해 '평화협상'을 띄웠다.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 전선에 균열을 만들면서 미래의 평화협상을 주도해 국제적 위상을 높이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방문중인 왕이 외교부장은 20일(현지시간) 페테르 시야르토 외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은 우크라이나에서 조기 휴전과 지속적인 평화를 이루기 위해 다른 나라들과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헝가리를 포함한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나라들과 협조해 조기 휴전과 항구적 평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U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편을 들어 러시아가 점령지에서 철수하지 않는한 협상은 없다는 단일대오를 형성한 상황에서 왕이 외교부장이 '약한 고리'인 헝가리를 찾아 이런 발언을 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헝가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경제적, 군사적 지원을 강화하는 EU 국가들과 거리를 두고 있다.
중국은 이를 파고들어 '평화협상'을 내세움으로써 비서방 국가들을 끌어들여 우크라이나 전쟁과 향후 협상에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루한스크와 도네츠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을 점령해 자국 영토로 강제 병합한 상황에서 '평화협상'을 꺼낸 것은 사실상 러시아를 돕는 행위이다.
왕 외교부장은 금명간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미국은 중국이 러시아에 탄약과 미사일 등 군사적 지원을 할 가능성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중국이 본격적으로 러시아편을 들 경우 푸틴의 모험주의를 부추겨 전쟁의 양상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왕 부장을 만나 중국의 러시아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을 경고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 지원을 검토중이라는 정보가 있다"면서 "중국 기업들은 비군사적으로는 이미 러시아를 지원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군사지원이 미중 관계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중국에 분명히 밝혔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