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이 대규모 유동성 지원에도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진, UPI=연합뉴스) 
미국의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이 대규모 유동성 지원에도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진, UPI=연합뉴스) 

[서울와이어 김종현 기자] 미국의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이 거대은행들의 대규모 유동성 지원에도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뱅크런으로 예금이 대량으로 빠져나가고 주가는 하루만에 47% 폭락하면서 사상 최저로 주저앉았다.

21일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주가는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47%나 급락했다.

1주일전 JP모건으로부터 700억 달러의 대출을 받고, 지난 목요일엔 대형은행 컨소시엄으로부터 300억 달러의 예금을 받는 등 유동성을 확보했으나 은행권이 또 다른 구제책을 마련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오히려 주가는 낙폭을 키웠다. 

스위스의 UBS가 크레디트스위스를 32억 달러에 인수한 것이 호재로 작용해 다른 은행들의 주가가 대부분 오르는 상황에서 퍼스트리퍼블릭만 폭락했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이 은행의 회생을 비관적으로 본다는 뜻이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 고객들은 지난 10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이후 전체 예금액의 절반에 해당하는 약 700억 달러를 빼낸 것으로 전해졌다.

보스턴대학의 패트리샤 맥코이 교수는 "은행권의 대출과 예금이 경영 완화에는 도움이 되지만 수익성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 금요일 퍼스트리퍼블릭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강등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등급을 내렸다.. 

무디스는 "퍼스트리퍼블릭 고객들이 예금을 인출함에 따라 은행의 재무상태가 악화하고, 단기 및 고비용 자금에 대한 의존으로 중대한 도전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이에따라 미 정부의 막후 조율을 바탕으로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이 다시 퍼스트리퍼블랙에 대한 은행 컨소시엄의 구제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JP모건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정부의 지원을 업고 베어스턴스와 워싱턴뮤추얼을 인수하면서 위기 진화에 앞장선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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