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용병집단인 와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바흐무트에서의 전격 철수를 단행했다 (사진, AP=연합뉴스) 
러시아 용병집단인 와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바흐무트에서의 전격 철수를 단행했다 (사진, AP=연합뉴스) 

[서울와이어 김종현 기자]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치열한 전장인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에서 민간용병인 와그너그룹이 전격 철수하고 체첸 특수부대가 대신 투입된다.

전투의 선봉이었던 와그너그룹의 철수는 민간용병 집단과 군부의 갈등을 적나라하게 노출해 러시아군의 전략과 작전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7일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와그너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6일(현지시간) 와그너 용병이 오는 10일 바흐무트에서 철수할 것이며, 체첸 특수부대인 '아흐마트'가 대신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프리고진은 "바흐무트 철수를 위해 체첸 공화국의 수장인 람잔 카디로프와 접촉했다"면서 "체첸 특수부대가 서부지역 일부만 우크라이나군이 통제하는 바흐무트를 완전히 점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디로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이 문제를 상의했다"면서 "특수부대 전투원들이 대기중이며 바흐무트로 재배치될 준비가 완료됐다"고 했다.

한편 프리고진은 지난 5일(현지시간) 텔레그램을 통한 대통령과 국방부, 국민들에 대한 공개서한에서 "전투원들이 충분한 포탄과 군수품을 받지 못해 바흐무트를 계속 점령할 수 없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당초 계획대로라면 5월 9일까지 바흐무트를 완전 점령하기로 돼 있었으나 준군사 관료들이 우리 전투원들에 대한 모든 포탄공급을 완전 차단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군 지휘부를 겨냥한 것이다. 

이어 "지난 4월초 와그너그룹의 공격 자원이 바닥났음에도 적군이 우리보다 5배 많은 상황에서도 우리는 전진했다"면서 "하지만 탄약 부족으로 와그너그룹의 손실은 매일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와그너그룹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약 4만~5만명의 용병을 바흐무트 전선 등에 집중 투입해 전투를 주도했지만 훈련 부족과 장비 부실 등으로 병력의 절반 이상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프리고진은 "후방 캠프로 철수해 재충전을 한 뒤 조국이 위험에 처하면 다시 방어를 위해 일어설 것"리면서 "러시아 국민은 우리에게 의지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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