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벤처캐피털 투자 소극적 상태
스타트업 투자 잘 이루어지지 않아
수익이 보장되지 않으면 투자 꺼려

[서울와이어 천성윤 기자] 경기둔화에 벤처캐피털들이 신규 출자를 꺼리면서 자금 투자가 절실한 스타트업이 우후죽순 무너지고 있다. 스타트업의 경우 연구비, 인건비, 마케팅비 등으로 자금이 말라가면 후속 출자가 필요한데 벤처캐피털은 금고를 꼭 닫은 상황이다.
KDB산업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벤처 투자액은 881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60.3% 줄어들었다. 산업은행이 벤처 생태계의 활력 정도를 평가하는 KDB벤처종합지수는 올 1분기 430.8을 기록해 직전 분기 대비 12.03% 떨어졌다. 3분기 연속 하락세다. KDB벤처종합지수가 떨어질수록 벤처시장 환경이 악화했다는 의미다.
최근에는 이름이 꽤 알려진 스타트업들도 자금난에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지식 큐레이션 플랫폼 ‘피큐레잇’은 지난해 4월 이후 추가 투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인력의 80%를 정리했다. ‘직방’, ‘클래스101’, ‘뱅크샐러드’, ‘정육각’처럼 이용자가 많은 스타트업도 자금난에 처해 운영비를 줄이거나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스타트업업계 관계자는 “요즘에는 벤처캐피털이 선뜻 투자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고객 확보 가능성이 검증되지 않은 스타트업은 인력 구조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지난 13일 중소벤처기업부는 선진 벤처금융기법 도입과 투자 규제 완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벤처투자법 개정안을 내놓고 10조5000억원의 정책 자금을 추가 투입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정책 자금 투입에도 당장 큰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반응이다.
벤처캐피털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정부가 금리를 올려 긴축에 나서면서 투자 환경이 급변했다”며 “정부의 지원이 이뤄져도 스타트업시장이 빠른 시일 내 활기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진단했다.
또 이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스타트업들의 기업 가치가 더 떨어지길 기다렸다가 돈을 풀려고 한다”며 “안정적 수익을 낼 때까지 적지 않은 투자가 필요한 스타트업 입장에선 이 같은 상황이 생존의 위기”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