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600선 상회, 단기과열 흐름에 일부 차익실현
상승 폭 큰 2차전지 등 매도…반도체 대장주는 안 팔아

올해 들어 국내 증시에서 매수 행렬을 보였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매도세로 돌아섰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올해 들어 국내 증시에서 매수 행렬을 보였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매도세로 돌아섰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최찬우 기자] 올해 국내 증시에서 매수행렬을 이어갔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매도세로 돌아선 가운데 개미들 사이에서 '막차'에 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19일부터 전날까지 총 1조470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수가 2600선을 웃돌며 단기 과열 흐름을 보이자 일부 차익실현이 이뤄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종목별로는 올해 큰 폭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한 2차전지 업종에 매도세가 집중됐다. 외국인은 코스피 대표 2차전지주인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퓨처엠를 각각 1900억원, 70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감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다음달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기록적인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던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이번주에만 1994억원어치 순매수하는 등 지속적으로 비중을 늘리고 있다. 매수 강도는 다소 약해졌지만 꾸준히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는 모습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삼성전자를 11조904억원 사들였다. 전체 종목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외국인이 여전히 반도체주를 사들이고 있지만 단기간 순매도 규모가 1조원을 돌파하면서 시장에선 외국인이 매도세로 돌아선 현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투자자들이 미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데다 시장이 단기 과열 국면에 진입했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일부 차익 실현에 시장 변동성이 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리 인상 사이클과 관련한 불확실성 해소 과정에서 주가는 기간 조정을 받을 수 있다"며 "반도체 업종도 단기간 급등한 만큼 차익 실현 욕구가 커진 구간에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개인은 이달들어 150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엘앤에프(2352억원), 네이버(2295억원), 카카오(2025억원), 기아(1830억원), LG에너지솔루션(1374억원) 등을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올렸다. 평균 수익률은 코스피 수익률을 한참 밑도는 -5.2%에 그쳤다.

특히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우 이달 각각 10.33%, 6.23% 하락하고 있지만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은 네이버와 카카오를 1810억원, 1154억원씩 순매도 했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