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크라 없인 강대국도 위대한 지도자도 될 수 없다고 믿어"

[서울와이어 김종현 기자]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미국이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지만 탈(脫) 중국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밝혀 주목된다.
2일 영국 BBC방송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윌리엄 번스 미 CIA 국장은 지난 1일(현지시간) 영국 다츨리재단 연례 강연에서 미국과 중국의 갈등에 대해 "두나라 사이의 깊은 경제적 상호의존성 때문에 미국이 디커플링을 시도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은 국제질서를 재편하려는 의도와 이를 위한 경제적, 외교적, 군사적, 기술적 역량을 모두 가진 유일한 국가"라고 평가했다.
따라서 "미국은 탄력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고, 기술적 우위를 보호하며, 산업역량에 투자를 집중함으로써 위험을 분별있게 회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에서 최근 일어난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반란과 관련해서는 "프리고진의 행동은 러시아 정권과 사회 내부에서의 푸틴에 대한 부식적 효과를 생생하게 상기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프리고진의 행동(반란) 뿐 아니라 그의 발언이 러시아 사회에 미친 영향도 드러날 것"이라면서 "전쟁에 대한 불만은 러시아 지도부를 계속 갉아먹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전쟁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불만은 CIA의 정보수집에도 한 세대에 있을까말까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번 기회를 낭비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IA는 최근 러시아인들이 널리 사용하는 텔레그램에 게시된 비디오를 비롯해 러시아인들에게 접근하기 위한 새로운 소셜미디어 캠페인을 시작했는데 첫 주에 250만뷰를 확보했다.
지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를 역임한 번즈 국장은 "자신이 얻은 교훈 한가지는 우크라이나를 지배하려는 푸틴 대통령의 집착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항상 실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없이는 러시아가 강대국이 될 수 없고, 자신이 위대한 지도자가 될 수 없다고 믿는다"고 했다.
"푸틴의 그 비극적이고 야비한 집착은 이미 러시아에 치욕을 안겼고, 러시아의 약점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그는 "푸틴의 전쟁은 러시아에 전략적 실패가 되고 있다. 군사적 약점이 드러났고, 앞으로 수년간의 경제가 심각하게 손상됐다"면서 "그의 실책으로 인해 러시아의 국제적 지위는 추락했고, 중국의 경제식민지가 되고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