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국내 연구진이 중심장액망막병의 발병기전을 밝히고, 질병의 예후나 치료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를 발견했다.
서울아산병원 안과 이준엽 교수팀은 중심장액망막병 환자와 일반 대조군의 안구를 비교분석한 결과, 중심장액망막병 환자에서 특정 마이크로RNA(miR-184)가 유의하게 증가했다고 23일 밝혔다. 특히 주사치료 효과가 적은 환자에서 miR-184 발현량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준엽 교수팀은 중심장액망막병과 연관된 잠재적인 바이오마커를 확인하기 위해 아급성 중심장액망막병 환자 42명과 일반 대조군 20명의 안구 내 방수 내용물을 채취해 분석했다. 방수는 각막과 수정체 사이의 공간에 차 있는 맑은 액체다.
기존 연구에서는 바이오마커 중 체액으로 분비되는 인자들만 선택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수 단백질이나 사이토카인을 주로 분석했다. 이 교수팀은 체액으로 분비되지 않는 인자들까지 포함해 조직과 세포의 특성을 모두 반영할 수 있는 방수 엑소좀에 집중했다.
연구팀은 중심장액망막병 환자의 방수 엑소좀을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을 통해 확인한 결과, 특정 마이크로RNA인 마이크로RNA-184(miR-184)가 일반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게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특히 항혈관내피성장인자항체 주사치료에 반응이 적은 환자에서는 miR-184 발현량이 더 증가했다.
연구팀은 환자의 방수에서 miR-184 발현량을 정량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로 확인한 결과 중심장액망막병 환자에서 대조군에 비해 miR-184가 100배 이상 유의하게 증가했다.
추가로 진행한 기초 실험에서는 miR-184가 혈관내피세포의 증식과 이동에 관여하는 STC2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고, 그 결과 신생혈관생성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고 있음을 밝혀냈다.
이 교수는 “황반변성이나 당뇨망막병증 등 다양한 망막질환치료에서 고비용의 주사치료제들이 사용되고 있다”며 “약제의 치료반응성을 미리 예측할 수 있다면 조기에 최적의 치료법을 선택해 빠른 증상 호전과 더불어 환자의 부담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