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국빈 방문 기간 국내기업 추가투자 MOU 잇따라
현대차, 중동 내 첫 ‘생산기지’ 설립 등 경제 협력 강화돼
한국석유공사, 국내 안정적 원유 공급 위한 계약도 체결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와 정상회담을 계기로 국내기업들의 투자 물꼬가 열렸다.
지난해 11월 모하메드 왕세자 방한을 계기로 290억달러(약 40조원) 규모의 26건 양해각서(MOU)에 이어 156억달러(약 21조원) 규모의 추가 투자 MOU가 이번 대통령 사우디 국빈방문 기간 체결됐다.
23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정상회담 후 외교관·관용 여권 소지자에 대한 사증 면제 협정을 비롯해 한-사우디 전략파트너십 위원회 설립 MOU, 수소 오아시스 협력 이니셔티브 MOU, 통계분야 협력에 관한 이행 프로그램 MOU, 식품 및 의료제품 분야 협력 MOU 등 총 5건에 대한 서명식에 임석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번 MOU 성과에 대해 “양자 관계가 이제 1차 협력 방정식을 벗어나 복합 다층적인 협력 관계로 진화해 나가는 전환기에 들어섰다”며 “에너지와 인프라에 집중됐던 양국 협력 분야가 정치, 안보, 사이버 분야, 첨단기술, 인적 교류 분야로 횡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빈 살만 왕세자 방한 중 만남을 갖은 국내 기업인들은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해 윤 대통령 국빈 방문 기간 중 플랜트, 수소, 전기차, 바이오, 인공지능(AI)·로봇,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MOU 성과를 이끌어 냈다.
우선 현대자동차그룹은 사우디 국부펀드 핵심 사업으로 꼽히는 공장 건립에 관한 협약 교환식을 진행했다. 사우디 내 연산 5만대 가량의 자동차 생산이 가능한 반제품조립(CKD) 합장공장을 짓는 데 합의한 것.
현대차가 중동 지역 내 첫 생산 거점 확보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합작공장은 2024년 상반기 착공을 시작해 2026년 상반기 양산 개시를 목표로 하며,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는 물론 다양한 차종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가 들어설 예정이다.
현대차와 PIF는 합작공장 건설에 5억 달러 이상을 공동 투자할 계획이다. 공장에 대한 지분은 현대차가 30%, PIF가 70% 보유하게 된다. 공장이 설립 될 KAEC는 사우디아라비아 서부 지역에 들어선 계획도시다.
이곳은 중동 자동차산업의 중심지로 떠오르는 등 시장 확대 측면에서 높은 이점을 가진다.
현대차는 합작공장에 고도의 자동화 공정 및 지역 맞춤형 설비를 적용하는 한편 제품의 라인업도 단계적으로 확대해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의 중심 생산 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전기차 기술에 대한 혁신과 환경친화적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합작공장은 전기차 생산 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을 이끌고 지역 내 지속가능한 친환경 자동차 산업이 조성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석유공사는 사우디 아람코와 ‘원유 공동비축계약’을 맺었다. 사우디 원유 530만배럴을 울산 한국석유공사 저장기지에 비축해 공급망 위기 시 한국이 이를 우선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계약이다.
이외에도 국내 기업들 가운데 한국전력공사, 포스코홀딩스, 롯데케미칼 등은 수소협력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아람코와 사우디 라스 알카이르 지역에서 사업비 155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블루암모니아 생산사업을 함께 하기 위한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아울러 우리나라와 사우디는 네옴시티 등 현지에서 추진되는 초대형 인프라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하자는 데도 뜻을 모았다.
한편 윤 대통령은 사우디 리야드 페어몬트 호텔에서 '한·사우디 투자포럼'에 참석해 강회된 양국 관계 중심에 선 기업인들을 격려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양국의 총 128개의 협력 프로젝트들이 원만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한-중동 경제협력 민관추진위원회’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