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대한항공과의 합병을 위한 이사회를 내달 2일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각 사 제공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대한항공과의 합병을 위한 이사회를 내달 2일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각 사 제공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대한항공과의 합병을 위한 화물사업 분리 매각 여부를 놓고 막판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한 가운데 다음 회의 일정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3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전날 오후 2시부터 8시간 가까이 회의를 진행해 화물사업 분리매각 여부에 대해 논의했지만 입장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다.

아시아나항공은 공시를 통해 “당사는 이사회를 개최해 현재 진행 중인 기업결합심사와 관련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 제출할 대한항공의 시정조치안 제출에 대해 검토했으나 해당 사안에 대한 표결을 완료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사외이사 일부가 매각 반대 입장을 밝혀 결정이 보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화물사업 매각 시 주주에 대한 배임 소지와 노조 반발 등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 속개일정은 미정이지만 다음 달 2일 오전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분할 매각을 거부할 경우 합병은 사실상 불발된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번 기업합병에 따른 독과점을 막기 위해 대한항공에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과 일부 노선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에 넘기는 시정 조치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3년간 이어온 양사의 합병 절차는 미국과 EU, 일본 반독점당국의 심사만 남겨둔 상태다. 지금까지 영국과 중국을 비롯한 11개국에서 승인을 받았지만 남은 3곳에서 하나라도 거부할 경우 전체 절차가 무산된다.

EU의 승인을 얻어도 미국의 허락도 받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대표 항공사 중 하나인 유나이티드 항공은 대한항공의 합병 시도에 지속해서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치고 있다. 양측의 합병이 완료되면 유나이티드 항공은 동맹회사 1곳을 잃기 때문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합병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우리는 현재 추진 중인 인수합병(M&A)을 위해 100% 전념하고 있다”며 “포기해야 할 것이 무엇이든 반드시 해낼 것이다. 남은 당국을 설득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도 “이사회가 합리적인 판단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 합병이 무산될 경우 투입된 공적자금 3조6000억원의 회수 가능성은 극희 희박하다”며 “화물사업부를 살리기로 의결한다면 국민의 혈세, 공적자금이 또 얼마나 들어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합병이 꼭 되길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화물부문 매각과 관련해 조만간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시정조치안 제출 관련해서는 EU 집행위 측에 양해를 구하고 일정을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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