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인맥과 무관…전문성과 신망 갖춘 인물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사진=카카오)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사진=카카오)

[서울와이어 서동민 기자] 카카오가 신임 대표에 정신아(48)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내정했다. 카카오 사상 첫 여성 대표다. 정 내정자는 내년 3월 이사회 및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대표로 선임된다. 홍은택 대표는 임기가 끝나는 내년 3월 물러난다.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은 사내 공지를 통해 “이사회 내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검증을 거쳐 새로운 카카오로 변화를 이끌 리더는 정 내정자가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정보기술(IT)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보유하고, 기업의 성장 단계에 따른 갈등과 어려움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정 내정자가 적임자”라고 밝혔다.

그간 카카오는 김 위원장 인맥 중심의 ‘회전문 인사’가 도덕적 해이를 불러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제범, 이석우, 임지훈, 조수용, 여민수, 남궁훈, 홍은택 등 역대 카카오 대표들은 모두 김 위원장과 학교 및 전 직장에서 인연을 맺은 사이다. 그러나 정 내정자는 김 위원장과 별다른 인연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전문성을 갖춘 동시에 내부적으로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는 인물로 꼽힌다.

정 내정자는  보스턴 컨설팅 그룹과 이베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본부, 네이버를 거쳐 2014년 카카오벤처스에 합류했다. 2018년부터는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맡아 AI·로봇 등의 선행 기술, 모바일 플랫폼, 게임, 디지털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의 IT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며 IT 생태계 조성에 기여해 왔다.

올해 3월에는 카카오 기타 비상무이사로 합류해 카카오의 사업·서비스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왔다. 9월부터 CA협의체 내 사업 부문 총괄을 맡고 현재는 경영쇄신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쇄신 방향성 논의에 참여 중이다.

카카오는 “정 내정자는 AI기술 이니셔티브 역량 확보와 규모에 맞는 시스템 구축 등 과제를 중점적으로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정 내정자는 정식 선임 전까지 쇄신TF(태스크포스)장을 맡아 카카오의 실질적인 쇄신의 방향을 설정하고 세부 과제를 챙길 계획이다. 

정 내정자는“사회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성장만을 위한 자율경영이 아닌 적극적인 책임 경영을 실행하고, 미래 핵심사업 분야에 더욱 집중하겠다”며 “카카오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기에 변화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겠다”고 밝혔다.

카카오가 위기에 빠진 직접적인 원인으로 경영진을 지목하며 교체를 요구해왔던 카카오 노조도 이번 결정을 반겼다. 카카오 노조는 “이번 카카오 대표교체는 쇄신의 끝이 아닌 시작이 되어야 한다”며 “또 다시 회전문 인사가 반복되거나 사퇴한 임원들에 대한 특혜가 발견되는 경우, 노사관계를 비롯해 카카오에 대한 신뢰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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