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가 내놓은 모바일 컨텐츠 커머스 서비스 '두비두'
과거에는 콘텐츠와 상품 판매 프로세스를 '동영상+커머스'를 합쳤다는 의미로 '비디오 커머스'로 부르곤 했다.
예컨대, 지난해 9월 네이버가 삼성물산 통합 패션몰 'SSF샵'과의 제휴를 통해 웹드라마 '옐로우'의 극중 인물이 입고 있는 의상을 실제 구매할 수 있도록 구매창을 구축하기도 있다. 이는 네이버의 웹드라마 수익모델 중 하나인 PPL 커머스 상품이 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동영상 뿐만 아니라 사진, 카드뉴스는 물론 VR 콘텐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가 커머스와 융합되고 있다는 점에서 '미디어 커머스'로 통칭하는 추세다.
현재 막 시작 단계라 통계 지표는 나와 있지 않지만 관련 시장 규모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미디어 커머스의 핵심은 역시 콘텐츠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SNS 서비스 이면서도 광고 플랫폼 역할을 한다.
콘텐츠 제작사의 모 대표는 "수십만,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연결돼 있다보니 상품 구매와 연관된 동영상 콘텐츠가 히트하면 해당 상품도 덩달아 히트 상품이 되는 공식이 성립된다"고 설명했다.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콘텐츠는 결국 상품 구매로 직결된다. 앞서 언급한 블랙몬스터나 젠틀피버가 대표 사례다.페이스북의 경우 상품을 판매하는 사업자는 시간이 갈수록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로 9월 기준 전세계에서 페이스북에 광고를 집행하는 광고주는 400만개에 이른다. 3월대비 100만개나 늘었다. 현재 매달 페이스북 페이지를 비즈니스로 활용하는 페이지는 글로벌 기준으로 6천만개에 달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디어 커머스 시장은 중소 상공인부터 MCN 사업자,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투자와 직접 론칭을 통해 관련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며 "페이스북은 유튜브와 달리 MCN 사업자들이 돈을 벌 수 있는 기반이 없었는데 미디어 커머스라는 새로운 수익모델로 소셜 네트워크 기반 성장도 예상된다"고 전했다.
■ e-커머스 시장 지각변동 “이제는 미디어 커머스 시대”
미디어 커머스(Media Commerce)란 다시 한번 더 설명하면, 방송과 쇼핑이 결합된 전자 상거래 방식으로 상품과 콘텐츠, IT 기반의 서비스를 접목한 신개념 전자상거래 방식이다.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발달한 미국에서는 이미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커머스 형태다.
미디어 커머스는 대체로 비디오 등의 콘텐츠를 이용해 제품을 소개하는 기존 설명글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상품에 대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또한 자연스럽게 고객들도 더 많은 정보를 습득할 수 있어, 효과적인 설득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비디오 메시지의 강력한 효과와 행동(구매)을 촉구하는 특성은 소비자가 최종 구매결정을 내리는데 결정적 동기가 된다’는 글로벌 클라우드 콘텐츠 서비스 기업 브라이트코브의 ‘2014 B2B 콘텐츠 마케팅 동향 보고서’ 내용처럼 실제로 비디오 커머스가 일반화된 미국의 경우, 비디오 커머스에 따른 기업들의 수익증가 사례가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영국 막스앤스펜서(Marks&Spencer) 온라인 쇼핑몰의 경우 제품 판매 확률이 64%나 증가했고, 이백스(eBags)가 5만 여개 상품의 상세 페이지에 대해 비디오 적용, 미적용 테스트를 한 결과 비디오를 끝까지 시청한 고객의 구매전환률이 138.9%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국내 시장에도 동영상 미디어 커머스와 1인제작자와 연계해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이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MCN(multi-channel-network)은 ‘1인 제작자’로 불리는 여러 개의 채널을 묶어 창작자에게 지원하고, 부차적인 광고 매출을 공유하는 서비스다. 과거에는 1인 제작자 단일체제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여러 1인 제작자를 모아 관리하는 기업형 MCN 사업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발달한 미국에서는 이미 MCN이 정착됐고, 유명 MCN인 메이커스튜디오는 디즈니에 1조원에 매각됐을 정도로 시장 규모가 점점 비대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MCN 사업은 아직 태동기로, 국내에서는 1세대 MCN 전문 기업으로 CJ E&M과 트레져헌터 정도를 꼽을 수 있다.
특히 트레져헌터는 CJ E&M MCN 사업팀 초창기 멤버들이 주축이 되어 설립한 회사로, 국내 최초 순수 MCN 전문 기업이다. 현재 양띵, 김이브, 악어 등 유명 BJ들이 대거 소속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트레져헌터는 크리에이터로 불리는 1인미디어 사업자들을 육성한다. 이들이 창조적인 활동에 몰두할 수 있도록 스튜디오 등을 제공한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연예 매니지먼트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이들은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에 크리에이터들의 활동 무대를 마련하고 이를 수익으로 연결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CJ E&M 소속 제작자인 김이브는 이 플랫폼을 통해 월 수천만원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레져헌터는 크리에이터뿐만 아니라 다른 MCN 사업체들과도 규합해 국내 MCN 판을 키우고 있다. 양띵 TV나 악어 TV 등 자체 모바일 TV 서비스를 제공해 큐레이션 서비스, 커머스 마켓 서비스 등을 개발하는 등 신규 커머스 모델을 계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앞으로 MCN은 1인 제작자들의 창작지원을 통해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크게 주목 받을 전망이다.
■ 중국 최대 기업, 알리바바 T2O(TV to Online)모델
T2O는 ‘TV to Online’의 약자로 2014년 중순 처음 등장한 개념이다. 최근까지도 그 시도가 점진적으로 구체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 한국에는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개념이지만, 대표적인 선구 기업 사례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를 들 수 있다.
알리바바는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약 8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2013년 매출 79억 5000만 달러, 순이익은 35억 6000만 달러에 이르는 거대기업이다. 2013년 기준 알리바바 산하의 사이트에서 팔린 상품은 약 2480억 달러로 이베이, 아마존의 거래 규모를 더한 것보다 더 많다.
이러한 알리바바가 선보인 T2O 최초 모델은 TV에서 방송하는 프로그램 전용관을 온라인몰에 만들어 방송에 나온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아빠 어디가 중국판 시즌2’를 예로 들 수 있다. 알리바바는 방송에서 스타들이 입고 나온 옷들은 티몰에서 살 수 있게 했으며, 여행지 등을 타오바오에서 예약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알리바바는 T2O 모델을 다양한 시도와 함께 발전시키고 있다.
예컨대, 직접 드라마 제작에 투자해 티몰 어플로 드라마 로고를 스캔하면 방송에 나온 제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한 알리바바 셋톱박스를 만들어 셋톱박스를 통해 반영되는 콘텐츠들을 타오바오&티몰과 연결해 둔 형태로 방영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어 앞으로 큰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 미미박스, 유튜버들과의 콜라보로 PB상품 제작
미미박스는 야후 공동창업자이자 중국 알리바바 2대 주주 제리양, 디즈니 및 갭(GAP)의 최고경영자(CEO) 폴 프레슬러 등 국내외 유명 투자자와 기업인들이 총 330억원을 투자해 주목하고 있는 글로벌 뷰티 이커머스 스타트업이다.
특히 미미박스는 월정액을 받고 소비자 맞춤형 박스 형태를 보내주는 구독(Subscription)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을 거둔 후, 발 빠르게 새로운 형태의 커머스 흐름에 적응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일단 미미박스는 현재 화장품 생산 전문기업 코스맥스와 함께 자체 화장품을 만들고 이를 유명 뷰티 유튜버와 콜라보 하는 형태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 국내 뷰티 유튜버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포니와 함께 콜라보한 PB상품은 40분만에 2만5000개가 판매되어 화제가 되었다.
이후로 연두콩, 소영, 다영, 경선 등 더욱 다양한 뷰티 유투버들과 합작하여 튜토리얼과 함께 신제품을 계속하여 선보이고 있다.
다수의 PB상품이 있기에 가능한 파격적인 마케팅 행보도 눈에 띈다. 미미박스는 지난 6월1일부터 만족스럽지 않은 제품을 100% 환불해 주는 ‘전 상품 90일 무료 환불 보장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오후 2시 이전 주문 상품은 당일 출고해 기다리는 시간을 줄여주는 ‘설렘 배송’ 서비스도 진행 중이다.
이 외에도 한정특가, 럭키박스, 최저가 보장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안하며 새로운 유통 구조로 국내 기업들에게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우먼스톡의 선전
우먼스톡은 올해 2월 ‘국내 최초 모바일 뷰티 홈쇼핑’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출범한 뷰티 커머스다.
리포터, 연극배우, 쇼호스트, 개그우먼, 유튜버 등 다양한 직종의 셀럽이 직접 제품을 추천하고 팁과 노하우를 제공하는 형태의 동영상으로 제품을 판매한다. 이들을 통해 상품을 소개하면서 우먼스톡은 소비자의 신뢰와 더불어 흥미를 효과적으로 끌어낸다는 것이 큰 강점이다.
실제로 우먼스톡은 소비자들에 앞서 뷰티 업계에서 먼저 입소문을 탔다. 판매 기간 동안 우먼스톡에 최저가로 제품을 공급한다는 조건 하에 입점 브랜드의 방송제작비 및 모델 개런티를 전액 부담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직접 영상을 제작해 마케팅 리소스를 제공해 주면서, 그마저도 타 유통업체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수료로 서비스해 입점을 원하는 기업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물론 모든 상품을 홈쇼핑 형태로 판매하는 것은 아니다. 깐깐하게 선별된 제품에 한해서만 방송딜을 진행하고, 최저가로 제공하기 때문에 방송딜의 구매전환률도 높은 편이다.
또한 지난 7월7일에는 앱 오픈을 기념해 기존 우먼스톡 더블할인 방송 영상과는 다른 포맷의 튜토리얼 영상을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기은세, 문지인 두 여배우가 하나의 주제로 메이크업 배틀을 하는 포맷의 영상 콘텐츠로, 같은 주제 하에서 두 여배우의 개성이 녹아 있는 두 가지 메이크업 튜토리얼을 접할 수 있다.
지금까지 불금메이크업, 데이트메이크업 등의 컨셉 영상이 공개되었으며, 이 영상은 공개 이후 네이버, 유튜브 등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여성 유저들이 특히 궁금해 하는 ‘여배우의 메이크업’을 보여주는 콘텐츠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우먼스톡은 계속적으로 콘텐츠의 다양성과 재기발랄함을 꾀하기 위해 기존 우먼스톡 뷰티 디렉터였던 셀럽군 외에도 뷰티 전문가와 미스코리아로 구성된 MCN그룹까지 두 그룹의 뷰티 디렉터들이 대거 추가될 예정이어서 큰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이 연예인과 뷰티 트렌드에 대해 직설적으로 평가하는 ‘뷰티 썰전’과 미스코리아들의 뷰티 튜토리얼 등 다양한 콘텐츠가 추가 제작될 것으로 밝혀 화장품과 뷰티 관련 기업들에게도 주목 받고 있다.
우먼스톡 김강일 대표는 “기존 e-커머스 시장이 포화상태가 되면서, 이러한 상황을 타계하기 위한 노력이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e-커머스 시장 전체가 새롭게 시도되는 미디어 커머스에 눈과 귀를 기울이고 있는 만큼, 화장품 기업들 역시 관련 서비스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와이어 김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