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원의장, 부과 대상 제외될 수 있어⋯시기 미정
美 의약품 수출 규모 39억 달러⋯바이오의약품 94.2%
셀트리온, "올해 상반기 의약품 생산시설 확보 결정 마무리"
GC녹십자, 혈액제제 '알리글로' 미적용 관측⋯필수의약품 사유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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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와이어 정윤식 기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의약품 관세 25%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히며 제약바이오 업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다른 국가들과 협력을 통해 전략 정보들을 산업계와 긴밀히 공유하고, 외교 통상적으로 접근하는 등의 경쟁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마러라고에서 행정명령 서명 후 언론과 질의응답에서 25%의 의약품 관세를 시작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4월 2일 발표를 앞둔 자동차 관세와 달리 정확한 의약품 관세 부과 시기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는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는 과거 약가 인하를 위해 제도적 노력을 보였던 기조와 반대되는 정책 방향성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달 12일 미국 공화당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의약품을 포함한 일부 품목은 상호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해당 관세로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의약품은 주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포함한 바이오의약품 계열로 전망된다. UN 무역통계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국으로 수출하는 국내의약품 규모는 39억7000만 달러로 전체 16위를 차지했다. 또한 바이오의약품 비중이 37억4000만 달러로 94.2%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들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을 활용해 유럽 등지에서 미국으로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수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따라 유럽 의약품에도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커졌다.

셀트리온의 경우 이날 주주서한을 통해 미국 의약품 관세 부과 가능성에 발생 가능한 상황별로 최적의 대응체계를 구축해 놓고 있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지난 1월 기준 올해 미국에서 판매 예정인 제품 9개월 분량의 재고 이전을 완료 ▲현지 위탁생산(CMO) 업체를 통해 완제의약품을 생산해오고 있으며 이들 제조소와의 협의를 통해 추가 생산 가능 물량 확보 ▲관세 부담이 낮은 원료의약품(DS) 수출에 집중하고 필요시 현지 완제의약품(DP) 생산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기업은 “작년부터 구체적 검토를 진행해 온 미국 현지 원료의약품 생산시설 확보도 올해 상반기 중 투자결정을 마무리해 보다 근본적이고 지속 가능한 보호무역 리스크 대책을 빠르게 마련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사진=GC녹십자
사진=GC녹십자

GC녹십자는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한 혈액제제 '알리글로(ALYGLO)'에 관세가 적용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현지 필수의약품인데다가 생산업체도 소수라는 점에서다.

이 기업은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알리글로 품목 허가를 획득하고 ▲주요 보험사 3개의 처방집 등재 ▲6개 의약품구매대행사와 계약 체결 ▲전문약국들과의 파트너십 체결을 완료했다.

또한 현지 혈장 분획제제 사업 확대를 위해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ABO홀딩스 지분을 전량 매수했다. ABO홀딩스는 뉴저지, 유타, 캘리포니아 지역에 6개 혈액원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텍사스주 2개 혈액원 추가 건설을 통해 오는 2026년부터 8개의 혈액원을 가동할 예정이다.

UN 무역통계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국으로 수출하는 국내의약품 금액은 39억7000만 달러로 전체 16위를 차지했다. 또한 바이오의약품 비중이 37억4000만 달러로 94.2%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번 발표는 생물보안법을 통한 중국 규제로 인한 반사이익을 기대했던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역대 최고의 수주 금액 경신과 상위 기업 고객사 유치, 향후 수년간의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도 미국 시러큐스 공장을 통해 매출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국내 기반 CDMO 기업의 경우 중국과의 관세 차이, 규제 법안 통과 등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 부과를 발표하자 미국병원협회(AHA)와 접근가능 의약품 협회(AAM) 등이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관세정책이 실행되면 다수 국내 기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바이오시밀러 및 CDMO 기반으로 수출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경쟁력 확보를 위한 산업계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특히 다른 국가들과 협력을 통해 전략 정보들을 산업계와 긴밀히 공유하고, 외교 통상적으로 접근하는 등의 경쟁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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