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약가 인하 행정명령 서명⋯의약품 승인 간소화 포함
EMA, 1상만으로 품목허가 허용 초안 공개⋯2026년부터 적용
에이프로젠·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바이오시밀러 정책 수혜 기대
이승규 바이오협회 부회장 "레드오션 될 가능성 커⋯인허가 지원해야"

[서울와이어 정윤식 기자] 미국과 유럽에서 바이오시밀러의 환자 접근성 강화를 위한 승인 간소화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정책이 후발 바이오시밀러 개발 주자들에게 기회가 될지 주목받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한 번 미국인을 우선시한 약가를 인하(LOWERING DRUG PRICES BY ONCE AGAIN PUTTING AMERICANS FIRST)'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번 행정명령은 고가의 브랜드 처방약 및 생물의약품의 제네릭·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장려함으로써 경쟁력과 접근성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또한 제네릭, 바이오시밀러, 복합제, 2차 브랜드 의약품의 승인 간소화 방안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HHS) 장관은 180일 이내에 ▲제네릭, 바이오시밀러, 복합제, 2차 브랜드 의약품의 승인 가속 ▲일반의약품 전환 대상 약물 식별 및 일반의약품(OTC) 전환 절차 개선 관련 입법·행정 권고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최근 유럽의약품청(EMA)도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의 개발 및 평가 간소화’ 초안을 공개했다. 이를 통해 유럽 연합(EU) 안전 표준을 유지하면서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의 개발 및 평가를 개선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 초안은 바이오시밀러가 구조적, 기능적으로 오리지널과 유사성을 입증하면, 대규모 임상 3상 시험 없이 1상 데이터만으로 상업화를 위한 품목허가를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업계의 의견 제출 기한은 이달부터 오는 9월 30일까지로 2026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환자들의 의약품 접근성 확대를 위한 정책이 본격화되면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는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와 에이프로젠 등이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에이프로젠의 경우 최근 공시를 통해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AP063‘의 글로벌 3상을 자진 중단했다고 밝혔다. EMA와의 협의 및 AP063 임상 1상 데이터 보완 등으로 임상 3상 면제를 통한 품목허가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PBP1502’의 임상을 빠르게 완료하고 상업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전임상 단계에 들어간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 ‘PBP1601’과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PBP1602’ 등의 파이프라인을 임상 1상 궤도에 올려 신속개발하기로 했다.

다만 후발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들이 어떻게 시장에 안착할 것인지는 미지수로 남아있다. 오리지널 제품과의 동등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바이오시밀러의 특성상 시장 선점과 보험급여 등이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한 자체 유통망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믿을만한 파트너사의 확보가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에 우호적인 유럽에서 더 많은 시장 진입 기회를 가질 수 있으나,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현지 시장 이해도와 공급 노하우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후발 주자들에게 직접적인 수혜가 되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무작정 시장 진입을 시도하기보다는 연구개발 및 마케팅 역량을 면밀히 점검해 오픈이노베이션, 파트너십 등의 상보적 전략을 택하는 것이 초기 시장 진입에 유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장기데이터 결과와 업계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특허 문제도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제품 출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장기 추적 데이터 결과를 발표하며 오리지널과의 동등성,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 임상 1상만으로 허가 신청이 가능하게 될 경우, 차기 파이프라인에서 선발주자들과 동일선상에서 특허 분쟁을 벌여야할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합의를 통한 계약금을 지불하게 되면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매몰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바이오시밀러 특허 만료에 따라 시장이 지금보다 3배 정도 커진다는 예측들이 있다. 우리의 장점은 미국 다음 가는 바이오시밀러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하지만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커진다고 기업이 자연스럽게 커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수준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우선적으로 혜택을 보는 레드오션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후발주자들의 경우 더욱 심한 레드오션에서 경쟁할 가능성도 있다”고 염려했다. 또한 “오리지널 기업들도 바이오시밀러 경쟁 시장에 뛰어들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 부회장은 “이는 한차례 주목받았던 위탁개발생산(CDMO)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경험이 없는 바이오시밀러 기업이 혜택을 보기는 쉽지 않다”며 “경쟁하게 될 외국 기업의 상황도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정부에서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이끌고 있는 국내 기업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후발주자에게도 글로벌 인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는 바이오 산업이 외교, 안보까지 더해지고 있기에 정부와 기업이 호흡을 맞추는 중장기적인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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