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솟값 한달 새 50% 껑충
우유 줄고 생크림도 '품귀'
정부, 수급·가격 안정 총력

서울 한 대형마트에 여러 종류의 채소가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한 대형마트에 여러 종류의 채소가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김익태 기자] 기록적인 폭염과 장마가 반복되며 밥상물가가 요동치고 있다.

배추·상추·열무 등 채소류는 한 달 만에 가격이 50% 이상 급등했고 우유와 생크림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축산물은 가축 폐사가 급증하면서 가격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배추 한 포기 가격은 5400원대로 한 달 전보다 50% 넘게 뛰었다. 시금치는 한 달 새 150% 넘게 오르며 100g당 2300원 선까지 치솟았고 상추와 열무, 오이 등도 줄줄이 가격이 오르고 있다.

여름철 수요가 집중되는 수박·복숭아 등 제철 과일 역시 기상 악화로 품질 저하와 출하량 감소가 겹치며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수박 가격은 평균 2만9000원대를 기록 중이며 복숭아와 참외도 각각 10~20% 가까이 상승했다.

폭염 여파는 축산업에도 직격탄을 안기고 있다. 지난 5월20일부터 7월24일까지 폐사한 가축은 101만마리를 넘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돼지와 닭, 오리 등은 무더위에 취약해 공급 불안이 현실화되고 있다.

유제품 수급도 흔들리고 있다. 젖소는 27도 이상부터 고온 스트레스를 받고, 32도를 넘으면 사료 섭취량이 급감해 원유 생산량이 많게는 20%까지 줄어든다. 실제 우유업계 1위인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최근 하루 평균 집유량이 통상 1900톤에서 100톤가량 줄었다고 밝혔다.

매일유업 역시 이달 하루 평균 집유량이 전달보다 5~10%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생크림 공급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다. 디저트 가게나 카페 점주들은 대리점에서 생크림을 잘 공급받지 못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가공식품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다. 서울우유는 최근 제주 당근을 원료로 한 주스의 생산을 중단했으며 일부 제품은 수입 농축액으로 대체하고 있다. 이상기후로 인한 농산물 작황 부진이 가공식품 제조까지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기상청 중기 예보에 따르면 다음 달 기온은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50%로 고온 현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휴가철과 추석 수요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밥상물가 상승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정부는 물가 불안을 막기 위해 수급 조절에 나섰다. 배추는 비축 물량을 하루 100~250톤씩 시장에 방출하고 있으며 생육 초기 고사에 대비해 예비묘 300만주를 확보해둔 상태다. 수박·복숭아 등 과일류에 대해서도 할인쿠폰 적용 한도를 2배 확대해 최대 40% 할인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강형석 농식품부 차관은 “농축산물 수급에 문제가 없도록 폭염·폭우 취약 지역을 상시 모니터링하면서 농작물은 관수시설 확충, 병해충 방제지원 등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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