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국내외 현안 '빼곡'…한미정상회담 등 관심

[서울와이어=김민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여름휴가를 맞아 경남 거제 저도에서 정국 구상에 몰두하고 있다. 한미정상회담, 광복절 특별사면, 그리고 각종 국내외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이번 휴가가 단순한 재충전 이상의 의미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3일 “이 대통령이 저도에서 정국 운영 방향을 고민하며 독서와 영화 감상 등으로 휴식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공식 휴가 일정은 4일부터 8일까지다.
최근 이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조기 대선 등으로 강행군을 이어왔으며, 관세협상 막판에는 현지 보고를 받느라 수면도 충분히 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1일 고위공직자 워크숍에서는 “이빨이 흔들린다”고 언급하며 피로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는 현안들은 결코 가볍지 않다. 먼저, 조만간 열릴 한미정상회담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2주 내 미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예고했으며, 양국은 외교 채널을 통해 세부 일정을 조율 중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관세협상 세부 내용뿐만 아니라 안보 패키지 논의도 비중 있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군 역할 조정, 국방비 증액, 미국산 무기 구매 등이 주요 의제로 거론된다.
국내 현안으로는 광복절 특별사면이 주목된다. 여권 일각에서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사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어, 이 대통령이 휴가 중 이를 두고 방향성을 고민할 가능성이 크다. 사면은 대통령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참모진의 의견을 수렴하면서도 홀로 숙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15일 열리는 광복 80주년 기념식과 ‘국민임명식’에서 발표할 메시지 역시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과의 관계 설정도 중요한 과제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신임 대표가 선출되며 개혁 드라이브를 예고한 만큼, 대통령실과 여당 간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휴가 이후 정 대표와의 회동을 통해 개혁 법안의 추진 속도와 방향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개혁 완수를 강조하며 강경 노선을 시사한 만큼, 이 대통령은 당내 갈등을 방지하기 위해 통합 메시지를 발신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저도 구상’은 단순한 재충전이 아니라 향후 국정 운영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