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 점유율 전년보다 7%p 상승
기술개발 속도 빨라 리더십 이어갈 듯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고대역폭메모리(HBM)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고대역폭메모리(HBM)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서울와이어=천성윤 기자] 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 삼성전자를 제치고 사상 첫 글로벌 메모리 매출 1위에 등극했다.

이번 매출 결과는 고부가가치 제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좌우한 것으로 분석되며, 이 부문에서 점유율 62%를 차지한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시대 적수가 없는 '메모리 공룡'으로 발돋움하는 분위기다.

4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사상 첫 매출 1위를 차지했다. 견고한 HBM 시장 주도권이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SK하이닉스가 D램과 낸드를 포함해 달성한 매출은 약 21조8000억원이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약 21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메모리 매출을 추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하이닉스의 실적 쾌속질주는 엔비디아의 최첨단 그래픽 처리장치(GPU)에 들어가는 HBM 물량을 사실상 단독으로 공급하는 점이 주효했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보다 한발 앞서 HBM을 개발하고 투자를 집중한 SK하이닉스는 HBM 초기 시장에서는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AI 개발 붐이 전 세계적으로 일자 고성능·고효율성이 주목받으며 크게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는 ‘최대어’인 엔비디아 납품이 늦어지며 타이밍을 놓쳤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AI 시장에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HBM3E’에서 SK하이닉스에 크게 밀렸다. 이에 점유율은 지난해 2분기 41%에서 올해 2분기 17%로 급락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가 뒤처진 점유율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HBM3E 판로 다각화와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 통과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최근 삼성 파운드리가 테슬라 수주에 성공한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삼성의 전반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반면 SK하이닉스의 HBM 점유율은 지난해 2분기 55%에서 올해 62%로 7%P 늘었다. HBM을 발판으로 2분기 영업이익도 분기 사상 최대인 9조2129억원으로 집계됐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HBM3E 12단 출하도 본격화되는 만큼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현재 개발 상황 등을 고려한다면 내년 HBM 시장에서도 SK하이닉스의 경쟁력 우위가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AI 시장의 성장성과 주요 공급사들의 보수적인 공급 계획, HBM4 전환에 따른 웨이퍼 사용량 증가 등을 고려한다면 큰 그림에서의 성장을 의심할 필요가 없고 그간 약점이었던 재무구조도 개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씨티증권도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계속해서 주도권을 유지할 것이라고 봤다. 씨티증권은 “AI 서버와 GPU 수요가 증가하면서 HBM 시장이 구조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프리미엄 D램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며 “최근 중국 AI 딥시크의 등장으로 GDDR 수요가 증가하고 애플 아이폰17에 탑재될 고성능 반도체가 요구되기에 SK하이닉스의 HBM이 여기에서 두각을 드러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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